'꽃보다 할배'와 '꽃보다 청춘'. 단지 '할배'와 '청춘' 두 단어가 다를 뿐인데 여행의 질은 천지 차이였다. 이는 이번 여행과 지난 여행들의 차이점을 명확하게 그었다.
1일 첫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연출 나영석 신효정, 이하 '꽃청춘')은 좋은 숙소와 아름다운 풍광에 매료됐던 지난 시즌들의 여행과 너무나도 달랐다.
이날 유희열-이적-윤상 세 사람은 함께 여행을 떠나기 전 사전 모임을 가졌다. 여유롭게 여행 티켓을 받아들고 살피던 세 사람은 이윽고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혔다. 여행을 떠나는 날이 바로 함께 모인 그날이었던 것.

나영석PD의 또 다른 묘안이었다. 세 청춘(?)들의 여행은 처음부터 맨몸 여행이라는 콘셉트로 진행됐고, 그 길로 차를 타고 공항으로 떠났다. 평소 먹는 약 등 필수품을 제외한 모든 것을 놔 두고 제작진이 준 용돈으로 모든 것을 구비하는 식이었다. '멘붕'에 빠진 세 뮤지션과 달리 나영석PD는 여유가 넘쳤다. 그는 형들(?)의 지갑을 압수하는 가 하면 당황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특히 세 사람은 반바지를 입은 동네 형 스타일로 공항을 빠져나가는 자신들의 모습에 대해 "초라하다","창피하다'며 부끄러워했다.
그러나 고생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거의 사흘 넘게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페루는 편의점에 작은 창문만 뚫어 놓을 정도로 치안이 좋지 않은 곳이었다. 유희열이 예약한 7천원짜리 숙소는 다양한 인종과 성별의 사람들이 혼숙(?)을 하는 도미토리였고, 화장실과 샤워장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게 만들었다.
열악한 환경에 유희열은 "내가 꿈을 꾸었구나, 숙소에서 짐 풀고 샤워하고 맥주 한 잔 하면서 얘기하려했다"고 한탄했고 그 와중에도 이적은 "전기 꽂을 데가 어딘가에 있어야 할텐데"라고 걱정했다.
더 큰 문제는 윤상이었다. 예민한 뮤지션인 윤상은 공용 화장실을 쓸 경우 자동으로 문이(?) 닫혀 화장실 이용을 못했고, 두 동생은 형을 위한 새 숙소를 구하려 고군분투했다. 욕실이 딸린 숙소를 찾기 위한 세 사람의 노력은 눈물 겨웠다. 여러 번 돌아다니기를 반복했다.
그럼에도 함께 여행을 하는 세 사람의 얼굴에는 즐거움과 힘이 넘쳤고, 서로를 배려하는 섬세한 감성이 눈길을 끌었다. 첫날부터 상대에게 서운함을 표하며 감정이 오고가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는 '꽃보다 할배'에서는 쉽사리 볼 수 없는 분위기였다. 오해를 풀고, 이야기를 하고, 눈물을 흘리며 길을 찾는 세 남자의 모습은 청춘이라 뜨거운 모습 그대로였다.
한편 ‘꽃보다 청춘’은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에 이은 배낭여행 프로젝트의 완결편으로 각각 페루와 라오스로 여행을 떠난 가수 윤상, 유희열, 이적과 ‘응답하라 1994’ 주역 유연석, B1A4 바로, 손호준이 함께 한다. 나영석 PD의 진두지휘 아래 KBS 2TV ‘1박2일’ 출신 신효정 PD가 메인 연출을 맡아 tvN 이적 후 처음으로 공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외 ‘응답하라 1994’의 신원호 PD도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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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청춘'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