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판정 번복률 43.8%, 팀별 손익계산서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8.02 13: 00

합의판정이 야구를 보는 새로운 묘미로 떠오르고 있다.
프로야구는 후반기부터 한국형 비디오 판독인 심판 합의판정이 시작됐다. 오심을 뿌리뽑자는 취지에서 시즌 중 이례적으로 도입해 세부적인 부분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승부에 미묘한 영향을 미치며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주목받고 있다. 눈에 띄는 오심이 사라졌다는 것도 긍정적인 효과다.
▲ 합의판정 번복률 43.8%

후반기 시작 후 38경기에서 합의판정 신청은 총 16번이 나왔다. 2.4경기마다 하나 꼴로 합의판정이 나오고 있으니 하루 4경기를 치르면 2번씩 볼 수 있게 됐다. 지난 1일에는 잠실·대전·광주 등 전국 3개 구장에서 합의판정 요청이 있었다. 비교적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 된 것이다.
합의판정 요청이 가장 많은 건 포스·태그 플레이에서의 아웃·세이프 여부로. 무려 12차례로 합의판정이 가장 많았다. 이어 홈런·파울 판정이 3차례 있었다. 나머지 한 번은 야수의 포구 관련으로 직선타인지 땅볼인지 여부였다. 대부분은 초각을 다투는 아웃·세이프에서 애매한 판정이 많았다.
그렇다면 번복률은 어떻게 될까. 16차례 합의판정에서 결과가 바뀐 것은 총 7차례로 번복률은 43.8%다. 성공률이 절반에 미치지 못하지만, 오심을 없애자는 취지에서 7차례 번복이 갖는 의미가 크다. 육안으로 드러나는 오심 뿐만 아니라 애매한 오심도 합의판정을 통해 번복이 가능해진 것이다.
무엇보다 합의판정 도입 이후 과거에 비해 눈에 띄는 오심이 사라졌다. 한 야구 관계자는 "심판들의 집중력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합의판정으로 번복이 가능해진 만큼 심리적인 부담도 줄었다"고 평가했다. 말도 안 되는 오심에 상처를 입는 모습은 없어졌다는 것만으로도 합의판정 효과가 크다.
▲ 합의판정 팀별 손익계산
합의판정 도입과 함께 또 하나의 관심을 모은 것이 팀별 손익계산서. 합의판정 요청은 감독만이 할 수 있으며 경기 흐름에 따라 신청 여부의 결정권을 갖고 있다. 때로는 과감한 승부수가 될 수도 있다. 선수·코치는 물론 덕아웃 근처에서 TV 리플레이를 확인하는 구단 관계자들까지 호흡도 잘 맞아야 한다는 점에서 팀의 조직력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일까지 팀별로 합의판정 신청횟수를 보면 두산이 4회로 가장 많았으며 한화가 3회였다. 두 팀 모두 60~70대 고령 감독이 이끌지만 합의판정에 가장 적극적이었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이어 넥센·롯데·LG가 2회, 삼성·NC·KIA가 1회로 뒤따르고 있다. SK만이 9개팀 중 유일하게 아직 합의판정 요청이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제각각이다. 두산은 지난달 29~31일 사직 롯데전부터 1일 대전 한화전까지 4경기 연속 합의판정을 요청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번복률 0%. 합의판정으로 별다른 재미를 못보고 있다. 반면 최하위로 떨어져있는 한화는 합의판정에서 최다 번복을 이끌어내고 있다. 3차례 합의판정 신청 중 2차례가 번복됐다.
이외 넥센과 롯데는 2회 신청 중 1회 번복으로 성공률 50%를 기록 중이다. 삼성·NC·KIA는 1회씩 신청해 모두 성공한 반면 LG는 2번 모두 실패했다. 다만 아직은 합의판정 도입 후 고작 11일밖에 지나지 않아 변별력이 떨어진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른 뒤 표본이 쌓여야 구체적인 손익계산을 따질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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