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 1루’ 박정권, 4안타보다 빛났던 호수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02 21: 03

7월 들어 방망이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박정권(33, SK)이 폭발했다. 4안타 경기를 펼치며 팀의 해결사 몫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어쩌면 4안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을지 모른다. 바로 호수비였다.
박정권은 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 선발 1루수 및 6번 타자로 출전해 4타수 4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지난 주말 넥센전부터 타격 컨디션이 좋았던 박정권이 완전히 정상궤도로 돌아왔음을 알 수 있었던 한 판이었다. “최정 이재원 뒤의 타자들의 해결력이 관건”이라고 했던 이만수 SK 감독의 근심이 싹 사라지는 경기였다.
0-1로 뒤진 2회 2사 후 좌전안타로 역전의 발판을 놓은 박정권은 4회 무사 1루에서 NC 두 번째 투수 손민한의 투심패스트볼을 밀어 쳐 좌측 폴대 방향으로 향하는 2점 홈런(시즌 17호)을 터뜨려 NC의 추격 흐름을 끊었다. 이어 5회에는 역시 2사 후 중전안타를 쳤고 6회에는 2사 1,2루에서 중전 적시타를 치며 2사 후에도 강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공헌도도 있었다. 경기 흐름을 생각하면 오히려 수비에서의 활약이 더 빛났다고도 볼 수 있다. 박정권은 1루 수비에 있어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정상급 선수다. 특히 포구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SK 수비수들도 “박정권이 1루에 있으면 송구가 조금 빗나가거나 짧아도 잘 잡아준다”라며 한목소리도 고마움을 표시한다. 팀 전체 수비에 있어 큰 안정감을 제공하는 숨은 공신이다.
강습 타구를 처리하는 능력도 수준급이다. 이날 그런 모습이 유감없이 나왔다. 사실 SK 선발 김광현은 1회와 2회 NC 타선에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3회부터는 안정감을 찾았는데 박정권의 수비가 결정적이었다. 3회 1사 후 김종호의 어려운 타구를 잘 처리한 박정권은 4회 1사 후에도 나성범의 강한 타구를 잘 잡아내며 김광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모두 까다로운 타구였다. 안타를 허용했다면 김종호 다음은 3번부터 시작되는 중심타선, 나성범 뒤로는 장타력이 있는 이호준이 있었다. 박정권이 없었다면 김광현이 초반에 좀 더 고전할 수 있었던 흐름이었다. 그러나 박정권이 철통같이 1루를 지킨 덕에 김광현은 안정을 찾았고 결국 7회까지 무난한 투구를 이어갈 수 있었다. 박정권이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한 SK는 천적으로 군림했던 NC를 상대로 2연승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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