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강경학, "강정호·김상수 같은 유격수 목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8.03 06: 00

"한화의 유격수하면 강경학이 떠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
한화는 전통적으로 센터 라인이 취약한 팀이었다. 특히 유격수 포지션에서 눈에 띄는 선수가 많지 않았다. 2006~2009년 FA로 영입된 김민재가 4년간 쏠쏠하게 활약했고, 2011년에는 이대수(SK)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한화 유격수로 존재감을 알렸지만 모두 30대 선수들이었다. 20대 젊은 유격수는 한화의 오랜 로망이었다.
그 로망을 실현시켜 줄 선수가 바로 군필 내야 유망주 강경학(22)이다. 그는 지난 1일 대전 두산전에서 6-6 동점으로 맞선 8회 결승 스리런 홈런을 폭발시키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프로 데뷔 첫 안타가 스리런 홈런이 돼 스타 탄생을 알렸다. 홈런에 앞서 유격수 수비에서 놀라운 순발력으로 점프 캐치하며 그야말로 북치고 장구쳤다.

김응룡 감독도 강경학의 매력에 푹 빠졌다. 김응룡 감독은 "캠프 때부터 지켜보니 강경학만한 유격수가 보이지 않았다. 5월에 부상만 당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주전 유격수가 되어있었을 것"이라며 "남은 경기에 (주전 유격수로) 계속 써보겠다"고 말했다. 송광민·한상훈이 부상으로 빠진 만큼 당분간 유격수 자리는 강경학의 것으로 고정된다.
하지만 강경학은 이럴 때일수록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그는 "괜히 들뜰 것 같아서 일부러 기사도 안 보고 있다. 당분간 기사는 보지 않을 생각"이라며 "한 경기 잘한 것으로 만족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나이는 어리지만 이처럼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오랜 기간 부상으로 인해 인고의 세월을 보낸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강경학은 "프로 첫 해 습관성 어깨 탈구 때문에 고생했다. 6월에는 왼 어깨, 8월에는 오른 어깨를 수술했다. 재활이 길어져 군입대를 하는 게 나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공익근무요원으로 2년간 복무하며 근무 후에는 개인훈련을 꾸준하게 했다. "언젠가 1군에서 활약하게 될 날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열심히 준비했다"는 것이 강경학의 말이다.
1월초 소집해제돼 2군 퓨처스에서부터 강훈련을 소화했다. 이정훈 2군 감독은 "강경학의 매력에 푹 빠졌다. 앞으로 한화의 주전 유격수 1순위"라며 쉴새없는 훈련과 실전 투입으로 과감히 밀어줬다. 1군 등록 둘째날이었던 지난 5월15일 대구 삼성전에서 2루 슬라이딩 중 오른쪽 발목을 접질러 두 달 동안 또 재활했지만 이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 돌아왔다.
강경학은 "2군에서 훈련은 정말 힘들었다. 힘든 만큼 또 보람이 있었다. 열심히 성실하게 하려는 모습을 이정훈 감독님께서 좋게 봐주신 듯하다"며 "강정호 선배나 김상수 선배처럼 다른 팀 유격수들이 부럽지 않게 하고 싶다. 더 이상 다치지 않는 게 우선이지만 앞으로 한화의 유격수하면 강경학이 떠오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넥센 강정호와 삼성 김상수 모두 국가대표 유격수로 아직 20대 젊은 피. 넥센과 삼성은 유격수 걱정이 없는 팀이다. 공수주 삼박자를 두루 갖춘 강경학의 잠재력이 한화의 20대 젊은 유격수 로망을 실현시킬지 그에게 시선이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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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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