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국 감독의 필승 다짐도, 수문장 김승규의 선방쇼도 '팀 울산 현대'의 무기력함에 무너졌다.
울산 현대는 지난 2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원정 경기서 인천 유나이티드에 0-2로 완패를 당했다.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중반 진성욱과 최종환에게 연달아 헤딩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울산엔 중대한 일전이었다. 상위권 도약을 위해 분수령이 될 경기였다. 중위권 팀들의 거센 추격도 뿌리쳐야 했다. 조민국 울산 감독도 경기 전 "기대를 갖고 있는 8월이다. 여기서 치고 올라가려면 승점을 딸 수 있는 팀과의 경기서 승점을 따고 가야 한다"고 필승 의지를 내비치며 이날 경기의 중요성을 드러냈다.

울산은 월드컵 스타 김신욱과 양동현 투톱을 필두로 따르따, 카사가 뒤를 받치며 막강한 공격진을 구축했다. 골문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수문장인 김승규가 든든하게 지켰다.
기대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내용과 결과를 낳았다. 시종일관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인천에 주도권을 내준 채 간간이 만들어 낸 찬스도 연달아 골대를 외면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전반 35분엔 두 차례 결정적인 위기를 맞았으나 김승규의 놀라운 반사신경 덕에 위기를 면했다. 골대 구석을 향하는 이천수의 중거리 슈팅을 몸을 날려 쳐낸 김승규는 사각지대로 향한 진성욱의 헤딩 슈팅도 손끝으로 막아내며 잠시나마 울산을 구했다.
하지만 조민국 감독의 승리 의지도, 김승규의 선방 퍼레이드도 '팀 울산'의 무기력함에 완패를 면치 못했다. 울산은 이날 한 팀으로서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공수 간의 유기적인 모습은 없었고, 빌드업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개개인이 따로 놀았다.
'팀 인천'과 대조를 이뤄 더욱 희비가 엇갈렸다. 울산 개개인의 면면은 인천보다 더 화려했지만 실속은 없었다. 선방쇼를 선보인 김승규와 외국인 공격수들의 간헐적인 개인기만이 유일한 볼거리였다.
특히 조민국 감독이 줄곧 내세우고 있는 김신욱-양동현 투톱 카드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둘의 신장을 합쳐 382cm에 달하는 제공권을 자랑했지만 공중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조민국 감독은 경기 후 "둘이 호흡을 처음 맞추다 보니 아직 손발이 맞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호흡이 잘 맞는다면 무서운 투톱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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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