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SNL' 어설퍼서 더 울컥했던 유희열의 '1분'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14.08.03 07: 08

천재 음악인. 혹은 잘 나가는 예능인. 요즘 유희열을 구분 짓는 두 가지 카테고리다. 토이로 잘 알려진 유희열은 KBS 2TV '스케치북'의 진행자로서, 그리고 천재 음악인으로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최근에는 예능프로그램에서의 활약이 돋보이며 예능인으로서도 인기 만점이다.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를 비롯해 나영석 PD의 새 여행버라이어티 '꽃보다 청춘'에도 출연하면서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유희열이 음악과 함께 예능에서도 주목받는 이유는 특유의 솔직하고 재치 있는 언변과 따뜻한 감성 때문. 오디션프로그램에서 자신이 가르친 제자의 탈락에 뜨거운 눈물을 흘릴 줄 알고, 장난스럽지만 시청자에게 진심을 전하는 '매의 눈빛'이 유희열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무기일 수 있다.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SNL코리아'에서도 이런 유희열의 진심이 돋보였다. 어설프고 정리되지 않아서 더 마음 속 깊이 다가왔다. 유희열이 인정한 연예계 대표 '센 여자' 안영미까지 울컥했을 정도였다.
유희열은 이날 'SNL코리아'의 크루쇼 특집 중 평소 자신이 진행하던 '피플 업데이트'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그동안 진행자로서 피플 업데이트를 찾은 호스트에게 짓궂은 질문을 하고, 솔직한 감정을 이끌어냈다면 이날 처음으로 게스트가 돼 토크쇼에 출연한 것이다. 게스트로 처음 앉은 자리에서 유희열은 솔직하고 재치 있는 입담을 자랑했다. 신동엽의 폭로로 당황하기도 했지만 특유의 유머는 여전했다.
특히 유희열은 마지막 '1분의 진심' 코너에서 프로그램에 대한 미안함을 고백해 크루들뿐만 아니라 시청자에게도 감동을 전했다. 그는 "늘 상암동 스튜디오에 오는 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 많았다. 모든 크루들이 아침부터 고생하고 있다. 특히 야외 콩트를 찍는데 모든 크루들이 한 신을 위해 몇날 며칠을 고생하고, 작가들은 일주일 내내 머리를 짜내면서 고민하고 있다"라며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유희열은 "콩트는 한 팀인데, 이 코너만 다른 팀이다. 친해지고 싶은데 뭔가 역할을 못하고 있기도 하고, 자신에 대한 자책도 든다. 내가 가질 수 없는, 잘 어울리지 않는 옷인가라는 생각에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유희열은 "항상 올 때마다 그래도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팀 분위기인 것 같다"라며 "정말 많은 제작진과 관객들이 매주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 항상 미안해진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죄송하다"라고 털어놨다. 
피플 업데이트 코너만 진행하는 유희열로서는 'SNL코리아' 제작진과 크루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들 수 있다. 유희열은 처음으로 확실하게 정리하기 힘든 듯 서툴고 어색한 모습으로 1분 동안 자신의 진심을 전했다.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다소 어설프게, 또 머뭇거렸지만 그래서 더 울컥한 마음이 들게 만들었다. 유희열의 진가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1분'이었다.
seon@osen.co.kr
tvN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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