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째 한일전’ 류현진-와다 나란히 호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03 14: 50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 미니 한일전이 열렸다. 류현진(27, LA 다저스)과 와다 츠요시(33, 시카고 컵스)라는 대표 좌완들이 만났다. 굳이 승패를 가르자면 류현진의 근소한 판정승이었지만 두 선수 모두 잘 던지며 임무를 완수했다.
류현진과 와다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 나란히 양팀 선발로 등판했다. MLB 역사상 한일 선발 맞대결로는 2000년 박찬호(당시 LA 다저스)와 이라부(몬트리올)의 첫 대결 후 9번째였다. 당초 류현진이 2일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으나 한 차례 선발 로테이션을 거른 댄 해런이 2일 로테이션에 재합류하며 성사된 매치업이었다.
류현진은 전반기 막판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와다 또한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선발 기회를 잡은 뒤 나쁘지 않은 투구 내용으로 눈도장을 찍던 터였다. 한일을 대표하는 왼손 투수의 맞대결이라는 점도 관심을 모았다. 그리고 두 선수 모두 최근 상승세를 대변하듯 비교적 잘 던졌다.

류현진은 7이닝 동안 9개의 안타를 맞았으나 6개의 삼진을 잡았고 두 차례나 병살타를 유도하는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하며 2실점으로 잘 버텼다. 와다도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4회 맷 켐프에게 2점 홈런을 맞은 것이 아쉬웠으나 5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선발 투수로서의 몫은 다했다. 류현진이 좀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것이 차이점이었다.
류현진의 경기 내용은 최근 등판과 비교하면 다소 좋지 않았다. 9개의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93마일까지 이른 직구에는 힘이 있었다. 컵스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게 하는 위력으로 위기를 잘 넘어갔다. 와다는 직구 스피드가 대부분 90마일 언저리로 그렇게 빠르지 않았다. 하지만 정평이 난 까다로운 투구폼은 다저스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스플리터성 체인지업도 뛰어났다.
한편 이번 경기에서 두 선수 모두 승리를 기록하지 못함에 따라 한국은 역대 한일전 선발 맞대결에서 6승1패2무(선발승 기준)의 우위를 점했다. 류현진으로서는 지난해 6월 20일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구로다 히로키, 스즈키 이치로라는 두 일본인 선수에 막히며 패전투수가 됐던 기억을 어느 정도 지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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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타디움(LA)=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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