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새로운 과제, 슬라이더·체인지업 공존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8.03 14: 50

새로운 마구를 습득했으나, 기존의 마구가 힘을 잃었다. 류현진(27, LA 다저스)이 새로운 과제를 안고 남은 시즌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이 시즌 13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류현진은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경기서 7이닝 동안 108개의 공을 던지며 9피안타 6탈삼진 1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6회초까지 1실점, 다저스가 2-1로 리드하고 있었으나, 7회초 동점을 내줬고, 7회말 다저스가 점수를 뽑지 못하며 노디시전이 됐다. 평균자책점을 3.44에서 3.39로 소폭 낮췄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기 못했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신무기 고속 슬라이더는 이번에도 빛났다. 류현진은 고속 슬라이더를 앞세워 3회초 2사 1, 2루 위기서 루지아노를 삼진, 4회초 레이크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6회초 무사 1루서 컵스의 미래 카스트로도 슬라이더로 2루 땅볼 병살타를 유도했다. 컵스 우타자들에게도 류현진의 고속 슬라이더는 난공불락이었다.  
문제는 제대로 떨어지지 않는 체인지업이었다. 류현진은 1회초 1사 2루서 카스트로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중전 적시타로 이어졌다. 7회초 알칸타라에게 동점을 내줄 때도 바깥쪽 체인지업이 밋밋하게 들어가며 1타점 2루타가 됐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최정상급이었던 체인지업이 어느새 위기를 부르는 구종이 되고 말았다.
메이저리그 통계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fangraphs.com)에 따르면, 올 시즌 류현진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을 3할1푼9리에 이른다. 지난해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1할6푼4리, 거의 2배가 치솟았다. 반면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작년 2할2푼5리서 올해 2할7리로 떨어졌다. 고속 슬라이더를 따로 구분하지 않은 수치로, 고속 슬라이더의 피안타율은 1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고속슬라이더를 구사할 때마다 의식적으로 팔각도를 높이고 있다. 구속을 높이고 슬라이더의 각도를 크게 만들기 위해서. 그런데 체인지업을 던질 때면 팔각도가 내려간다. 당연히 상대 팀들도 류현진의 구종에 따른 팔각도 차이를 알고 있다. 체인지업이 이전처럼 크게 떨어진다면 괜찮지만, 느린 패스트볼처럼 형성되면 배팅볼로 전락하게 된다.
체인지업과 관련해 또 하나의 적신호는 구속 증가다. 지난해 류현진의 체인지업 평균 구속은 79.5마일, 올해는 81.9마일이다. 체인지업에 의존하는 투수들이 흔히 겪는 증상인데, 체인지업 그립의 약력이 향상되면서 구속이 증가하지만, 떨어지는 각도는 줄어든다. 요한 산타나, 콜 해멀스 등 리그 정상급 체인지업을 구사하던 투수들이 공통적으로 이러한 증상을 겪은 바 있다.
시즌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류현진이 과감한 변화를 꾀하기는 힘들다. 결국 시즌을 치르면서 고속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두 날개의 균형을 잡아가야 한다. 류현진이 특급 에이스로 올라서기 위한 과제를 어떻게 풀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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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타디움(LA 미국 캘리포니아주) =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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