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 도전 실패한 찰리, 왜 이성 잃었나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8.03 20: 10

기량은 물론 인성에서도 최고 외국인 투수라던 찰리 쉬렉(29, NC)이 이성을 잃었다. 매 순간 성인군자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이성을 잃은 대가는 컸다. 이미 힘이 빠져 있었던 NC로서는 치명타였다.
찰리는 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출격했다. 개인으로나 팀으로나 어깨는 무거웠다. 개인적으로는 시즌 10승 도전이었다. 팀도 찰리의 호투가 절실했다. NC는 마운드가 무너지며 2연패를 당한 상황이었고 선발 투수들이 부진 및 부상으로 제 몫을 하지 못함에 따라 불펜의 힘이 빠져 있는 어려운 여건이었다. 찰리가 최대한 오랜 기간 마운드를 지킬 필요가 있었다.
최고 기량을 가진 선수이기에 목표 달성 가능성은 높았다. 초반 분위기도 좋았다. 1회 타자들이 상대 선발 채병룡을 2루타 2개로 두들기며 2점을 냈다. 하지만 찰리는 1회 단 세 타자만을 상대한 뒤 마운드를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웠던 퇴장 때문이었다. 주심의 볼 판정을 이해하지 못했고 결국 지나치게 흥분하며 일을 그르쳤다.

1회 1사 후 조동화에게 볼넷을 내줄 때부터 불씨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찰리는 당시 볼넷을 내줬는데 그때부터 볼 판정에 대한 불만이 쌓였을 법하다. 이어 최정에게는 몸에 맞는 공을 내준 찰리는 후속타자 이재원에게 던진 몸쪽 초구가 볼 판정을 받자 더 이상 참지 못했다. 주심을 향해 걸어 내려오며 소리를 질렀다. 김준희 주심이 경고를 줬으나 찰리는 경고와 말리는 포수 이태원 앞에서 흥분을 참지 못했다. 욕설이 섞여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결국 찰리는 곧바로 퇴장 명령을 받았다.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고 해도 어쨌든 주심에게 욕설을 했으니 퇴장 판정은 당연했다. NC로서는 낭패였다. 1회 1사였다. 당연히 불펜에서 몸을 푸는 투수는 없었다. 여기에 NC는 1일 선발 노성호가 부진으로, 2일 선발 에릭은 타구에 손가락을 맞는 부상으로 조기 강판됐다. 이미 불펜에 과부하가 걸려 있었다. 그런데 이날은 더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왔다.
결국 7월 30일 KIA전에 선발 등판했던 이재학이 부랴부랴 몸을 풀기 시작했고 마운드에 올랐다. 경기는 NC가 2-5로 뒤진 2회 노게임으로 끝났지만 찰리 다음 순번이었던 이재학을 이날 허비했다는 것은 향후 일정을 고려했을 때 적잖은 타격이었다. 여기에 욕설이 있었다는 점에서 차후 징계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경기는 노게임이지만 퇴장 기록은 남는다. 경기 도중 발생한 인격 모독 및 품격 훼손 행위는 징계위원회를 열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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