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호남더비서 전남 드래곤즈를 물리치고 99일 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은 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전남과 홈경기서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전북은 전반 15분 이재성의 선제골과 전반 36분 한교원의 추가골에 힘입어 완승을 차지했다. 이재성의 선제골을 돕고 자신이 직접 추가골을 넣은 한교원은 1골 1도움으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최근 7경기 연속 무패(4승 3무)를 기록한 전북은 10승 5무 3패(승점 35)로, 포항 스틸러스(승점 34)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전북의 1위는 지난 4월 26일 이후 99일 만이다. 2연패에 빠진 전남은 9승 3무 6패(승점 30)가 돼 4위서 5위로 떨어졌다.

홈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전북은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주축 선수들을 대부분 가동했다. 최전방에 이동국을 배치하고 레오나르도와 이승기, 한교원 등이 2선에서 지원하게 했다. 또한 공격 성향이 짙은 이재성을 신형민과 함께 배치해 공격적인 운영을 선보였다.
전남은 전북과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스테보와 현영민, 방대종 등이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것. 이에 대해 하석주 전남 감독은 "스테보와 현영민, 방대종 등은 나이가 있어 체력 관리를 해줘야 한다"고 설명하며, 주중에 열릴 홈경기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밝혔다.
하지만 전남의 계획은 전반 초반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90분을 모두 소화해줘야 할 중앙 수비수 임종은이 부상으로 전반 9분 만에 그라운드를 떠난 것. 결국 전남은 휴식을 주려고 했던 방대종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갑작스러운 수비 교체는 전남이 흔들리는 계기가 됐다.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이었던 전북의 공세는 더욱 빠르고 날카로워졌다. 전남은 좀처럼 공격을 하지 못한 채 전북의 공격을 막느라 정신이 없었다. 전남의 공격진은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전북의 압박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수비만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전북의 지속적인 공격에 전남은 선제골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전반 15분 전북은 한교원이 올려준 크로스를 이재성이 받아 아크 정면에서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재성의 발을 떠난 공은 전남 수비수의 몸에 맞고 굴절돼 크로스바를 때린 뒤 골라인을 통과했다.
이재성의 선제골에 탄력을 받은 전북의 공격은 더욱 강해졌다. 전남은 가까스로 슈팅을 시도하기는 했지만, 골대 안으로 향하지 못하는 위협적이지 못한 슈팅이었다. 반면 전북은 빠르고 날카로운 공격을 펼쳐 전반 36분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이승기의 슈팅 후 문전 혼전 상황에서 레오나르도가 내준 패스를 받은 한교원이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전에만 2골을 내준 전남은 설상가상 부상자가 또 다시 발생했다. 하석주 감독은 하프타임에 홍진기를 빼고 김영우를 넣었고, 후반 13분에는 이인규의 교체 요청에 스테보를 투입할 밖에 없었다.
예상치 못한 선수 교체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전반전과 같은 수비진의 흔들림은 줄어들었지만, 공격진이 날카로움을 찾지 못하는 것은 여전했다. 이미 선수 교체 카드를 모두 사용한 하석주 감독으로서는 더 이상의 방법이 없어 답답할 뿐이었다.
전남과 달리 전북은 여유가 있었다. 공격적인 운영을 바탕으로 한 주도권은 계속해서 잡았고, 수비진의 안정감은 더욱 단단해져 전남 공격진이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하게 했다.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전북은 후반 24분 레오나르도 대신 이상협, 후반 32분 이동국 대신 이승렬을 투입하며 선발로 출전한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했다.
선수 교체에도 전북의 안정감은 변하지 않았다. 전반전과 같은 폭발력은 다소 떨어졌지만, 전남에 득점 기회를 허용하지 않는 모습은 여전했다. 후반 44분 이승기를 빼고 권경원을 투입하며 수비를 강화한 전북은 끝까지 2골 차 리드를 유지하며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 3일 전적
▲ 전주 월드컵경기장
전북 현대 2 (2-0 0-0) 0 전남 드래곤즈
△ 득점 = 전15 이재성 전36 한교원(이상 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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