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위기 닥친 포항, 죽음의 8월 견딜 수 있을까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8.04 07: 31

잘 나가던 포항 스틸러스에 진짜 위기가 닥쳤다.
포항은 지난 3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원정 경기서 수원 삼성에 1-4로 완패를 당했다.
포항은 이날 패배로 선두 자리를 내줬다. 승점 34점에 머무르며 같은날 전남을 제압한 전북(승점 35)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최근 6경기(3승 3무) 연속 무패행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그간 숱한 위기를 수없이 돌파하고 넘어섰던 포항이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여러 모로 자칫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죽음의 여름이 다가온다. 포항은 이 달에만 무려 7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K리그 클래식 5경기와 FC 서울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2경기다. 오는 6일 안방에서 성남 일화전을 시작으로 31일 울산 현대 원정길까지 살인 일정의 연속이다. 26일간 7경기, 4일간 1경기 꼴이다.
황선홍 감독의 고민이 깊다. 선수단 운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얕은 스쿼드, 부상, 징계 등이 한꺼번에 겹쳤다. 포항은 올 여름 이적 시장에서 이명주 등 2명을 내보냈지만 보강은 없었다. 수준급 최전방 공격수 영입도 계약 성사 직전 무산됐다.
부상도 걸림돌이다. 김태수, 고무열 등이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제 컨디션을 찾기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황 감독도 이날 대패 후 "부상에서 회복된 선수들의 컨디션 체크가 미흡했다"면서 "김태수와 고무열이 컨디션을 끌어 올려야 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주전 수문장 신화용의 사후 징계도 아쉬운 부분이다. 수원전에 이어 오는 6일 성남전서도 출전하지 못한다. 이날 신화용을 대신해 출전한 김다솔은 연이은 실책성 플레이로 대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은 것은 분명하고 어려운 점이다. 가동할 수 있는 공격 자원이 많지 않다. 8월을 견딜 수 있느냐가 올 시즌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황 감독의 말이 포항의 어려운 현 상황을 대변해준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이라는 변수도 있다. 포항은 김승대, 손준호, 문창진, 이광혁, 이광훈 등이 이광종 감독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다. 황 감독은 "아시안게임이 제일 고민이다"라며 안 그래도 얕은 스쿼드에 아시안게임 차출을 앞두고 근심을 드러냈다.
포항에 여러 모로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 만나면 강했던 수원전서 최악의 결과까지 안았다. K리그 2연패를 노리는 포항이 올 시즌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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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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