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투수진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방망이까지 시원하게 터지지 않는다. 타격의 팀이 방망이마저 침묵하면 답이 없다. 갈 길 바쁜 두산이 처해있는 상황이다.
두산은 지난달 30~31일 사직 롯데전에 이어 1·3일 대전 한화전까지 4연패를 당했다. 6월초 6연패, 6월 중순 5연패에 이어 7월말부터 8월초까지 다시 긴 연패가 찾아왔다. 최근 40경기에서 12승28패로 승률이 3할밖에 되지 않는다. 이 기간 동안 9개팀 최저 승률.
두산은 시즌 첫 46경기에서 27승19패 승률 5할8푼7리로 3위였지만 두 달 넘게 침체가 이어지며 6위로 떨어졌다. 시즌 성적도 39승47패 승률 4할5푼3리. 5위 LG에 승차없이 승률에서 뒤져있는 가운데 4위 롯데와는 3.5경기차로 벌어졌다. 4강 싸움이 점점 힘겨워지는 모습이다.

문제는 눈에 보여지는 승차가 아니다. 갈수록 분위기가 안 좋아지고 있다는 데 있다. 그동안 두산의 가장 큰 문제는 투수 또 투수였다. 타격에서는 어느 팀도 부럽지 않았다. 리그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고도 마운드가 뒷받침되지 않아 밑빠진 독에 물붓는 경기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마저 되지 않고 있다. 두산은 7월 이후 18경기에서 총 90득점을 올렸다. 경기당 평균 5.0득점인데 같은 기간 두산보다도 평균 득점이 낮은 팀은 롯데(4.9점)가 유일하다. 이 기간 두산의 팀 타율은 2할9푼에 달하지만 득점으로 연결이 되지 않고 있다.
한화와 주말 시리즈에서도 두산 타선의 문제가 적나라하게 나타났다. 1일 경기에서는 6점을 올렸지만 4회 1사 만루, 5회 2사 만루에서 추가점을 내지 못해 결국 역전패했다. 잔루가 무려 12개. 3일 경기에서는 6안타 2득점으로 막혔는데 역시 7개의 잔루를 남겼다.
두산 송일수 감독도 "4강 싸움을 위해서는 선발투수가 살아나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사사구 11개를 얻고도 지는 경기는 처음인 듯하다. 찬스 때 적시타가 터지지 않고 있다"며 결정타 부재에 시달리는 타선에 대해서도 고충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특히 3~5번 클린업 트리오 김현수(.174·1홈런·2타점) 호르헤 칸투(.250·1타점) 홍성흔(.143·1홈런·3타점)이 후반기 들어 방망이가 식은 모습이다. 타격이라 원래 오르내림 사이클이 있지만 워낙 중요한 시기에 찾아온 중심타선의 침묵이라 뼈아프게 느껴진다.
투수진 난조에 방망이까지 침묵하는 두산. 4강 재진입을 향한 비상구가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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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