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다저스타디움(LA 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7월 30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4.1이닝 4실점. 투구수 105개.’ ‘7월 30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4이닝 3실점. 투구수 105개.’
4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선발 맞대결을 벌인 LA 다저스 우완 조시 베켓과 시카고 컵스 에드윈 잭슨의 최근 등판 성적이다. 애틀랜타전 성적이 베켓의 것이고 잭슨은 콜로라도 전에 등판했다.
엉덩이 통증으로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거른 채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후반기 복귀한 베켓은 복귀 후 위력이 현저하게 떨어진 모습이었다. 부상 복귀 후 앞선 두 경기에서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경기 초반 실점이 많다고는 하지만 잭슨 역시 가장 최근 등판에서 보여준 모습은 선발 투수의 임무와 거리가 멀었다. 베켓은 이날 등판 전까지 6승 5패 평균자책점 2.74, 잭슨은 5승 11패 평균자책점 5.79.

4일 나란히 선발로 등판한 둘에게 첫 과제는 말할 것도 없이 5이닝 이상 투구였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투구수 관리가 중요했다. 2회를 마쳤을 때 베켓은 37개를 던졌다. 잭슨은 하나 많은 38개였다. 썩 좋다고 할 순 없어도 비관하기 이른 개수였다.
하지만 3회 이후 둘은 다른 길로 갔다. 그리고 베켓에게 시련을 안겨 준 주인공은 잭슨이었다. 3회 선두 타자로 등장한 잭슨은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베켓은 아웃 카운트 2개는 잘 잡았지만 앤서니 리조, 루이스 발부에나에게 연속 볼 넷을 내주고 2사 만루까지 몰렸다. 라이언 스위니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실점은 없었지만 늘어난 것이 있었다. 투구수가 3회에만 29개에 달했다.
베켓은 4회 무사 1루에서 상대 직선타구가 병살 플레이로 연결 돼 타자 3명만 상대했지만 투구수는 19개에 이르렀다. 4회를 마쳤을 때 투구수가 85개에 이르렀다는 의미다.
그나마 베켓은 부상 복귀 후 처음으로 5이닝을 마칠 기회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잭슨이 이 기대마저 꺾었다. 5회 다시 선두 타자로 나와 2루타를 날렸고 베켓은 다음 타자 크리스 코글란에게 좌중월 2점 홈런을 내주고 말았다. 다음 타자 아리스멘디 알칸타라에 우전안타까지 내주자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덕아웃에서 나왔다.
결국 베켓은 이날도 5이닝을 마치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그래도 투구수는 90개였다. 관리에 실패했다.
잭슨도 4회까지 매회 출루를 허용하면서 투구수가 늘었다. 그나마 베켓과 다른 것은 많지만 골고루 많았다는 것이다. 3회 19개, 4회 20개를 던졌다. 4회를 마쳤을 때는 79개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잭슨은 6회까지 마치고 교체됐다. 5회 삼자범퇴의 힘이 컸다. 이날 이닝 별 최소 투구인 10개로 수비를 마쳤다.
잭슨은 3-1로 앞선 6회 2사 후 맷 켐프에게 좌중월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아웃 카운트 하나를 마저 잡고 자신의 선발 임무를 마쳤다.
6이닝 7피안타 2실점. 투구수는 104개(스트라이크 63개)였다. 바로 앞선 등판 때 보다 한 개 덜 던지고 2이닝을 더 마운드에 서 있었다.
이날 베켓과 잭슨은 직구에서 투구수 관리의 명암이 갈리는 모습이었다. 베켓은 제구력을 잃은 직구 때문에 파울 볼이 많았고 다른 변화구의 효과도 반감됐다. 볼 넷도 3개 허용해야 했다.
하지만 잭슨은 직구의 제구가 베켓에 비해 좋았다. 낮았던 것은 물론 홈플레이트 좌우로 잘 갔다. 덕분에 삼진은 최근 5경기 만에 가장 많은 6개였고 자신의 시즌 3번째 무사사구 경기를 가졌다.
또 하나, 1회 다저스 저스틴 터너의 미숙한 주루 플레이가 잭슨을 도왔던 점도 명백했다. 잭슨은 터너와 야시엘 푸이그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로 몰렸다. 다음 타자 아드리안 곤살레스가 친 타구는 우중간으로 가는 2루타 처럼 보이는 타구였다. 하지만 1루 주자 푸이그가 2루에서 멈춰야 했고 1루를 돌아 2루로 향하던 타자주자 곤살레스도 다시 1루 베이스로 돌아왔다.
2루에 있던 터너가 곤살레스의 타구가 잡힐 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리터치해 3루로 뛸 요량으로 2루 베이스 위에 서 있던 터너는 뒤늦게 볼이 빠지는 것을 보고 3루로 출발했다.
다저스는 이어진 무사 만루에서 핸리 라미레스의 2루 앞 병살타 때 한 점을 얻는데 그쳤다. 터너의 타구 판단이 옳았다면 다저스는 라미레스가 타석에 들어설 때 이미 한 점을 뽑은 뒤 무사 1,3루 혹은 2,3루의 기회를 이어갈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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