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웠던 시간들이 지나고 8월이 됐지만 추신수(32,텍사스)의 타격감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추신수는 4일(이하 한국시간)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벌어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서 5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타율이 2할3푼4리까지 추락했다. 올 시즌 가장 낮은 타율이며 주전선수로 자리잡은 2008년 이후로 보더라도 최저점까지 내려왔다.
특히 6월 이후 성적은 타율 2할에도 미치지 못한다. 타율은 1할8푼6리, 그 만의 장점이었던 출루율도 2할7푼8리, OPS 0.542에 그치고 있다. 이 기간동안 삼진 61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은 23개밖에 골라내지 못했다. 타격과 선구안, 장타력까지 모두 잃어버리며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다.

최근 추신수의 경기를 보면 몸과 마음 모두 혼란을 겪고 있는것으로 보인다. 발목은 부상을 당한 직후 적절하게 휴식을 취하면서 관리를 했으면 괜찮았겠지만 출전을 강행하면서 이제는 고질적으로 통증을 유발하고 있다. 추신수도 발목에 대해서는 "좋았다가 나빴다가 한다"고 말한다.
추신수의 프로 선수로서 직업의식은 굉장히 뛰어나다. 텍사스로 이적한 이후에도 흘린 땀방울은 줄어들지 않았다. 가장 먼저 야구장에 출근하고, 또 가장 늦게 퇴근하는 것도 추신수였다. 아직은 타격 성적이 좋았던 4월, 추신수는 원정경기에서도 남들보다 이른 정오면 야구장에 출근해 이제까지 해오던 스케줄을 소화했고 또 경기 후에는 샤워만 하고 퇴근하는 것이 아니라 냉온탕 마사지까지 꼼꼼하게 챙기고 나서야 짐을 쌌다. 이러한 생활습관은 야구가 잘 풀리지 않는 지금도 마찬가지로 지키고 있다.
문제는 과도한 책임감과 생각이 많다는 점이다. 발목부상 직후 DL에 가지않고 출전을 강행한 것은 이미 지나간 일이니 다시 언급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추신수는 공교롭게도 계속해서 성적이 떨어지고, 또 팀 성적까지 떨어지자 큰 심적 부담감을 느끼게 됐다. 팀 사정때문에 여러 타순을 오간것도 추신수에게는 독이 됐다. 부진이 길어지고, 또 생각이 많아지면서 좀처럼 슬럼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도 2개월이면 끝이 난다. 텍사스는 올해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이 불가능해져 추신수의 오프시즌도 빨리 찾아올 것이다. 시즌 중에는 문제가 발생해도 고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올해가 끝난 뒤 추신수는 지금보다 더한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남은 2개월동안 살아난다 하더라도 추신수의 2014 시즌 성적표는 분명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내년 시즌 반등을 위해서라도 부진탈출 실마리는 꼭 찾아야만 한다. 그나마 통산 8월 OPS 0.834, 9월 이후 OPS 0.927로 시즌 후반기 강했던 점은 추신수에게 위안거리다.
장기계약 첫 해 부진했다가 이듬해부터 다시 제 기량을 되찾은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부상, 심리적 압박감 등 다양한 이유로 성적은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지만 클래스가 있는 선수는 반등이 가능하다. 전체 7년 계약 중 첫 해, 추신수에게 반전 드라마를 쓸 시간은 아직 충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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