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타격 랭킹 1위로 올라섰다. 꿈의 4할 타율 가능성도 다시금 모락모락 피어난다.
김태균은 지난 3일 대전 두산전에서 4타수 2안타 멀티히트를 가동하며 시즌 타율을 3할8푼6리까지 끌어올렸다. 이날 경기가 없던 KIA 김주찬(.385), SK 이재원(.384)을 제치고 이 부문 전체 1위에 올랐다. 김태균이 타율 1위에 랭크된 것은 올 시즌 처음. 야금야금 선두권을 뒤쫓더니 마침내 추월했다.
주목해야 할 것은 김태균의 타율이다. 8월초인데도 타율이 3할8푼6리에 달한다. 꿈의 4할 타율에 기대감이 피어오를 법하다. 7월7일까지 4할대 타율을 유지하며 이 부문 1위를 지켰으나 최근 3할8푼대까지 떨어진 이재원과 달리 김태균의 타율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계속 오름세에 있기 때문이다.

3~4월 20경기에서 타율 3할9리로 시작한 김태균은 5월 24경기에 3할8푼3리로 기세를 올렸다. 이어 6월 20경기에서 4할3푼8리로 폭발했고, 7월 12경기에도 3할8푼9리로 고타율을 유지했다. 8월 들어서도 2경기 뿐이지만 9타수 5안타 타율 5할5푼6리로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불의의 부상과 사고 이후 더욱 맹타를 휘둘러 인상적이다. 지난달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홈으로 슬라이딩하다 상대 포수 최재훈과 충돌로 가슴 타박상을 입었고, 23일에는 경기 후 귀가 중 교통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올스타 휴식기 전후로 7경기를 결장했지만 복귀 후 8경기에서 31타수 14안타 타율 4할5푼2리 불방망이다.
김태균은 "부상과 사고로 7경기를 빠졌지만, 내가 빠져도 팀 성적이 좋았다. 덕분에 크게 서두르지 않고 확실히 치료할 수 있었다"며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타격왕 경쟁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화는 이제 40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100% 상태가 아니지만 참고 뛸 수 있는 수준이 돼 부상 후유증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체력적으로 지쳐갈 수 있는 시점에서 적절한 휴식이 됐다. 4할 타율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도 바로 체력적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4할 타율에 도전한 경험이 있다.
김태균은 처음 타격왕을 차지한 2012년에도 4할 타율에 도전한 바 있다. 그해 8월3일까지 정확히 4할의 타율을 유지했지만 이후 남은 경기에서 2할9푼1리에 그치며 최종 타율 3할6푼3리로 마감했다. 9월(.229)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그래서 그는 "4할 도전은 신의 영역이었다"고 인정했다.
올해도 현실적으로 4할 타율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 남은 40경기에서 김태균이 매경기 3.5타수씩 들어설 경우를 가정하면 420타수가 되는데 168개의 안타를 쳐야 한다. 즉 남은 경기에서 140타수 60안타 타율 4할2푼9리를 기록해야 4할 등정이 가능하다. 쉽지 않지만 김태균이라서 기대를 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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