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이통사들 2달 째 제품 구매 거부" 워크아웃 고사 호소
OSEN 최은주 기자
발행 2014.08.04 16: 24

법정관리가 불가피 해보이던 팬택이 워크아웃을 지속하기로 했지만 국내 이통 3사들이 팬택 제품을 구매하는데 있어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양이다.
4일 팬택은 국내 언론사들 측에 '이통사 구매 거부에 대한 팬택의 호소문'을 보내 이통사들이 기업회생을 할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팬택 측은 호소문을 통해 "팬택 회생의 마지막 관문인 단말기 구매를 이통사는 현재까지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팬택이 회생하는데 있어 우선 현금 유동성 확보가 가장 시급한데, 이통사들이 '재고'를 이유로 구매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

팬택 측에 따르면 7월 말을 기준으로 팬택 제품 유통재고는 과다한 수준이 아니다. 소규모 영업이익을 실현한 2014년 1월 및 2월 팬택의 국내시장 M/S는 13%, 유통재고는 60만대 수준이다. 영업정지 기간 동안 유통재고는 70만 대 이상까지 급증했으나, 6월 및 7월 제품 공급을 못해 현재는 50만대 이하로 개통 실적을 반영한 공급을 통해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다.
포화상태에 들어선 국내 스마트폰 시장 환경 악화에 대해서는 팬택도 동의했다. 이로 인한 이통사들의 추가 재고 감축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하지만 이통사들의 단계적 재고 축소가 아닌 2개월 동안 단 한 건의 구매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꼬집었다.
현재 팬택은 신규 물량을 공급해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협력사에 밀린 부품 대금을 지급하는 것도 힘든 상황이다. 지난 24일 팬택은 이통사 측에 단말기 최소 구매 물량 보장을 요청했지만 이미 한 차례 거부당한 바 있다. 팬택은 현금 확보를 위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7월 직원들의 월급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으며 협력업체들에 대한 대금 지급도 두 차례에 걸쳐 약 220억원과 280억원의 상거래 채권을 연체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통사 측의 구매 거부가 이어지자 팬택은 "이것은 결국 상거래 채권 상환 유예가 팬택과 협력업체의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통사의 논리와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한 보여주기 식 결정이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이통사 측을 비판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이통사들이 아량을 베풀어주길 호소했다. "국가 재산인 주파수를 이용하여 국내 단말기 공급권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우월적 지위자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과 경제위기 극복을 표방한 정부정책에 적극 부응하는 '참 좋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사회적 책임을 언급, 이어 "이통사의 결단이 없는 한 팬택은 어쩔 수 없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이통사들의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했다.
한편, 이통사는 지난 7월 24일 공동으로 팬택 상거래 채권에 대해 2년 무이자 조건의 지급 유예 결정을 밝혔다. 이에  채권금융기관도 산은(41.2%·의결권 비율 기준)과 우리은행(30.8%), 농협은행(14.9%)이 동의해 가결 요건인 75% 이상을 충족해 팬택의 워크아웃을 지속하기로 재결의 했다.
fj@osen.co.kr
이준우 팬택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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