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라’고 말할 것이다.”
모창민(29, NC)에게 2013시즌은 제2의 야구 인생을 알리는 해였다. SK에서 최정에게 가려있던 모창민은 NC로 팀을 옮기고 리그 정상급 3루수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운 모창민은 타율 2할7푼6리 12홈런 51타점 16도루를 기록했다. 모창민은 제대로 된 옷을 입었다.
김경문 NC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 모창민을 두고 “창민이가 SK에서 기다리고 노력했던 부분이 지금 드러나는 것 같다. 기다리고 노력하면 꽃 핀다는 것을 보여주는 선수다”라고 칭찬했다. 올 시즌에도 모창민의 활약은 변함이 없다. 지난 시즌을 넘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 기세다.

4일 현재 모창민은 타율 2할8푼7리 15홈런 64타점 9도루를 기록 중이다. 타율과 타점, 홈런 모두 지난 시즌을 뛰어넘었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NC에 모창민은 이호준과 이종욱, 손시헌 등 몇몇 선수를 제외하고 드문 가을야구 유경험자다. 모창민의 경험이 포스트시즌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음은 지난달 31일 마산구장에서 만난 모창민과의 인터뷰.
- 커리어 하이 시즌인데.
▲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다.
- 홈런 치면 팀이 이기는데.(모창민이 홈런을 친 14경기에서 NC는 모두 승리)
▲ 100%다. 제가 홈런 쳐서 3-4가 됐다. 지고 있었는데 (박)민우한테 “무조건 이긴다”고 말했다. 민우가 “왜요?”라고 물어봤고 “형이 홈런 쳤잖아”라고 대답했다. 홈런 칠 때 팀이 이기니까 기분이 좋다.
- AG 1차 엔트리에 뽑혔었는데 마음가짐은 어땠는지.
▲ 1차 엔트리에 든 것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다. 솔직히 기대도 안 했다. 국가대표로 뛰는 것은 선수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꿈이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큰 비중을 두지는 않았다. 저보다 좋은 선수들이 많고 그 선수들이 나가야 메달을 딸 수 있다.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 모든 기록이 좋아졌다. 특별히 달라진 점은 없는지.
▲ 달라진 것은 많이 없다. 지난 시즌에는 (부상 때문에) 늦게 합류해서 한 달이라는 시간 공백으로 인해 홈런과 타점이 부족했다. 경기에 계속 나가다 보니까 좋아지는 거 같다. 팀 기량이 올라가다보니까 저도 따라서 같이 향상되는 것 같다. 선수들이 치고 올라가니까 저도 따라가는 것 같다.
- 지석훈 선수가 자극이 되고 있을 것 같은데.
▲ 주전이 계속 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제가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다른 선수가 치고 올라오는 부분도 있고 석훈이 형이 잘 하다가도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가 있기 때문에 항상 준비하고 있었다. 또 시합을 나가면서도 항상 뒤에 누가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나태해지지 않는 것 같다. 선수층이 두꺼워 져 팀 성적도 좋은 것 같다.
- 손시헌 선수가 내야에 들어와서 큰 힘이 되고 있는데.
▲ 지난해에는 실수를 했을 때 우왕좌왕했다. 누가 옆에서 잡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올해는 누가 실수를 해도 시헌형이 들어와서 “괜찮다”고 격려해주고 따끔한 말도 해준다. 그래서 다음 실수가 없는 것 나오지 않는 것 같다.
- 팀 연패가 길지 않은데.(최다 4연패 한 차례)
▲ 연패를 하든 연승을 하든 늘 똑같은 것 같다. 한 경기 마다 새로운 분위기를 가져가려고 한다. 분위기가 무거울 수는 있지만 연패를 해도 다음날 새로운 분위기로 경기에 임하려고 한다. 새롭게 “다시 시작”이다 이런 말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우리 할 것만 하는 것 같다.
- 타율 3할에 욕심은 없는지. 또 김경문 감독이 20홈런-20도루 잠재력 갖고 있다고 말하는데.
▲ 3할이라는 타율에 신경 쓰지 않는다. 목표를 두면 괜히 신경 쓰게 된다. 숫자에 의존하면 타석에서 “이번에 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시즌 끝나고 최종 타율이 나왔을 때 “이게 내 타율이구나”라고 생각하겠다. 작년보다 성적 좋은 게 숫자에 신경 쓰지 않고 그냥 하다보니까 이렇게 된 것 같다.
- 타석에서 집중하는 부분은.
▲ 심호흡이다. 타격코치님께서 제가 타석에 들어가면 급하다고 찬스에서 너무 서두른다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편하게 치려고 심호흡에 신경 쓴다.
- 포스트시즌 경험이 NC에서 중요할 것 같은데.
▲ (SK에서 포스트시즌 경험한 부분은)저한테 좋은 경험이었다. 포스트시즌은 정규리그와 차이가 많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다르고 자신들이 모르는 잠재력이 나온다. 젊은 선수들에게 말은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즐기라고 말할 것 같다. 보너스 경기라고 말이다. 너무 긴장하다보면 실수도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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