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달성' LG, 지원군으로 기적 이룬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8.05 06: 00

LG가 기적에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강팀들을 상대로도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이면서 후반기 첫 번째 목표를 달성했다. 지금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가을야구 티켓 하나를 놓고 진검 승부를 벌일 수 있다.
일단 후반기 시작이 좋다.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12경기를 7승 5패로 마무리하면서 7위에서 5위로 점프했다. 특히 상위권 롯데·삼성·넥센과 시리즈서 5승 4패, 양상문 감독이 정한 목표에 도달했다. 고비도 있었다. 지난달 28일 잠실 롯데전서 스나이더가 허벅지 통증으로 수비 불가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 1일 잠실 넥센전에선 오지환이 몸에 맞는 볼로 이탈, 등 부상으로 엔트리서 제외됐다. 센터라인의 축 두 개가 붕괴된 것이다. 그러나 황목치승이 치고 올라와 오지환의 이탈을 메웠고, LG는 위기를 극복했다.
이제 LG는 이틀 휴식을 통해 전력을 재정비한다. 빠르면 스나이더는 오는 7일 마산 원정부터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다.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장 중인 이병규(9번)는 타격에선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수비서도 무리가 없다면 바로 콜업된다. 양상문 감독은 4일 잠실 넥센전을 앞두고 “병규의 부상 부위가 뛰는 부위니 수비하는 데 문제가 있는지 봐야한다. 타격은 괜찮으니 수비도 곧 될 것이다”며 이병규의 복귀를 암시했다.

둘의 합류는 LG 외야진에 큰 힘이 된다. 박용택 이진영 이병규(7번)가 외야진의 중심을 잡고 있는 가운데 박용택과 이진영은 잔부상 속에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스나이더가 다시 중견수를 맡아주면 다른 외야수들의 수비 부담을 크게 덜어줄 수 있다. 이병규(9번)가 일주일에 2, 3일만 코너 외야수로 나와도 LG는 매 경기 경쟁력 있는 라인업을 가동하게 된다.
지난 2일 엔트리서 제외된 주전 유격수 오지환은 오는 12일 1군에 돌아올 예정이다. 오지환 없이 마산 2연전, 대전 2연전에 임해야 한다. 하지만 황목치승이 지금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오지환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황목치승은 2번 타자겸 유격수로 2경기 연속 선발 출장, 탄탄한 수비력을 과시했고, 타석에서도 8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물음표가 가득했던 3루는 손주인이 느낌표로 바꿨다. 다음 주 오지환이 돌아온다면, 내야진도 단단해진다. 황목치승은 유격수 외에 2루수와 3루수도 소화한다.
다섯 번째 선발투수 신정락의 합류도 의미가 있다. 비록 복귀 후 두 번의 선발 등판서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신정락으로 인해 선발진이 업그레이드될 확률이 높아졌다. 신정락은 106일 만에 1군에 복귀한 지난달 28일 잠실 롯데전서 5⅔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에 아웃카운트 하나가 모자랐다. 4일 잠실 넥센전에선 3⅔이닝 3실점했는데, 양 감독은 경기에 앞서 불펜 총동원을 계획했다. 무엇보다 LG는 롯데·넥센과 1승 1패 호각세를 이룬 상황서 신정락을 선발투수로 올렸고, 2승 1패로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양 감독은 향후 32경기를 2연전 체제로 치르게 된 것을 두고 “한 팀에 2연패를 당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3연전에선 스윕을 당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2패를 당해도 1승을 거둬서 반전 여지를 남겨두곤 했다. 하지만 2연패를 당하고 시리즈가 끝나버리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덧붙여 양 감독은 “2연전 시스템에선 특급 에이스투수 한두 명을 보유한 팀보다 고른 선발진을 구축한 팀이 조금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올 시즌 LG 선발진에는 압도적인 1선발 투수는 없으나 리오단 우규민 류제국 티포드 넷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기복이 있지만, 역대급 타고투저 시즌임을 감안하면 경쟁력이 있는 선발진이다. 여기에 신정락이 안정감을 보여준다면, 양 감독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한 고른 선발진이 만들어진다.
최경철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포수진은, 백업포수 김재민의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양 감독은 “재민이가 그라운드에 서는 모습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 때로는 선발 출장할 수도 있고, 경기 후반 세이브 상황에서 나설 수도 있다. 1군 경기를 보면서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윤요섭도 최근 퓨처스리그 경기서 포수로 출장, 1군 복귀를 목표로 뛰고 있는 중이다. 도루 저지에 애를 먹었던 윤요섭은 지난 5월 26일 엔트리서 제외된 후 일본 포수들의 2루 송구동작을 연구하며 답을 찾고 있다.
만일 지금 추세로 남은 시즌이 흘러간다면, LG는 롯데와 4강 경쟁을 펼칠 확률이 높다. 선발진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두산은 에이스 니퍼트가 등 통증으로 엔트리서 말소됐다. 두산에 있어 니퍼트의 부재는 치명타다. 최근 몇 년 동안 후반기만 되면 추락했던 KIA는 올 시즌도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2승 8패로 고전 중이다.
결국 LG는 롯데를 잡아야 한다. 일단 상대전적에선 6승 4패 1무로 우위다. 롯데와 남은 5경기서도 우위를 이어가면 빠르게 4위에 다가갈 수 있다. LG와 롯데 모두 1무가 있기 때문에 시즌 막판 승률이 같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승률이 같으면 상대전적 우위로 순위가 결정된다. 지원군들이 순조롭게 합류한다면, 충분히 기적을 연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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