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힐링캠프’ 정웅인, 진짜 아빠의 얼굴을 봤다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08.05 06: 47

웃기거나 무섭거나. 배우 정웅인의 이미지다. 그가 MBC 시트콤 ‘세 친구’(2000)로 코믹한 이미지를 구축했다면, 지난해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2013)는 악인 정웅인의 탄생을 알렸다. 하지만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는 캐릭터 뒤에 감춰진 아빠이자 남편, 아들 정웅인의 민낯을 보여줬다.
정웅인은 지난 4일 방송된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남다른 입담을 과시했다. ‘너목들’ 이후 자신을 경계하는 아파트 주민들과의 에피소드를 말하는가 하면, 장항준 감독과 배우 이병헌과의 특별한 인연을 털어놨다. 웃음을 안기는 이야기들이었지만,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것은 가족에 대한 따뜻한 애정으로 충만한 그의 솔직한 이야기였다.
세 아이의 아빠인 그는 육아와 가사를 함께 하는 자상한 남자였다. 아내 이지인씨는 영상을 통해 “남편은 정말 잘 도와준다. 남들에게 이야기하면 다들 깜짝 놀란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넷째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내와 자신을 위한 선택이었다. 그는 “저희(부부)만의 시간이 전혀 없다. 연극 한 편도 볼 수 없고, 해외여행은 꿈도 꿀 수 없다”며 “어머니에겐 죄송하지만, 넷째는 갖지 않을 것 같다” 말했다. 

가족에 대한 애착은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지난날에 대한 반작용이기도 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어머니가 순대 떡볶이 노점을 했다. 부모님이 하루 동안 번 손을 제가 셌는데, 그 돈에 기름 냄새와 순대 냄새가 났다"며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 시절 정웅인은 그런 부모님이 부끄러워 일부러 집을 지나쳐 버스에서 내리기도 했다. 이제 그는 차기작을 두고 어머니의 의견을 물을 만큼 효자였다.
아버지에 대해선 미안함이 컸다. 시인이었던 아버지는 등단도 했지만 생계를 책임지기엔 역부족이었다. 그가 어느덧 성공궤도에 올랐을 땐 세상을 떠난 뒤였다. 그는 “아버지는 암으로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한 달 동안 병원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아버지 곁을 지켰다. 그 모습에  아버지 손을 잡고 ‘이제 그만 가시라’고 했다. 어머니 핑계를 댔지만, 결국 나를 위한 거였다”고 후회했다.
“세 아이를 위해 제안도 없었지만 주연은 거절한다”고 너스레를 떠는 정웅인. 활발한 스크린 활동을 목표로 내세울 만큼 연기에 대한 욕심도 상당한 그다. 활동 공백기에 찾아온 ‘너목들’로 단박에 반전을 꾀한 것은 연기에 대한 그의 열정과 자존심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그리고 이번 ‘힐링캠프’는 그 원동력이 가족이었음을 말해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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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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