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마저…두산, 운명 걸린 고비 맞았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8.05 06: 34

지난 시즌 준우승을 차지한 두산 베어스는 야심차게 2014 시즌을 준비했다. 베테랑들이 빠져나갔지만 여전히 탄탄한 야수진, 그리고 선발진을 믿었다.
더스틴 니퍼트와 노경은, 유희관으로 이어지는 10승 트리오는 건재했다. 지난해 개릿 올슨, 데릭 핸킨스를 번갈아 쓰면서도 만족스럽지 못했던 선발 한 자리는 메이저리그 통산 35승에 빛나는 크리스 볼스테드가 채웠다. 5선발인 이재우만 변수일 뿐, 4명이 50승 이상을 합작해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모든 가정들이 최악을 향해 갔다. 한국에서 첫 시즌이던 2011년부터 매년 올라가던 니퍼트의 평균자책점은 급기야 4.26까지 치솟았다. 볼스테드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에 퇴출됐다. 유희관도 지난해와 비교해 어려움을 겪으며 부진한 피칭을 거듭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노경은과 5선발이다. 노경은은 평균자책점 8.47로 규정이닝을 소화한 투수들 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높다. 이재우, 홍상삼, 정대현, 오현택이 번갈아 나섰던 5선발은 도합 12경기에서 43⅓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고, 1승 4패에 평균자책점 7.29로 매 경기를 어렵게 풀었다.
여러번의 극약처방을 내렸지만, 개선되지 않았다. 8월에는 2명의 선발투수가 전열에서 이탈했다. 노경은이 부진으로 인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니퍼트는 지난 4일 등 근육통을 호소해 퓨처스리그로 내려갔다. 2명이 빠졌으니 새 5선발이라던 김강률이 이제는 3선발이 된 것과 같다. 
주요 전력만 지나치게 중용한 것이 지금의 결과를 가져왔다. 송일수 감독이 밝혔듯 퓨처스리그에 1군급 투수가 없어 기용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었다. 그러나 니퍼트를 비롯한 투수들의 등판 간격을 수시로 좁게 가져간 선택은 단기적으로 더 많은 승리를 만들어내지도 못했고, 장기적으로는 해당 투수들의 다음 등판에도 좋은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일부 투수들이 선발과 불펜을 오가게 하는 것도 아직까지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이제 개막 당시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것으로 보였던 5명의 선수 중에서는 유희관만 유일하게 남았다. 볼스테드를 대신해 유네스키 마야가 들어왔고, 니퍼트와 노경은은 복귀할 선수이긴 하지만 현재 두산 선발 로테이션은 이런 그림이다.
두산으로서는 지금 이 위기가 시즌 전체의 운명이 넘어갈지 모르는 고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8월로 접어든 만큼 4위와의 승차가 5경기 이상으로 벌어지면 희망은 거의 사라진다. 현재 4위 롯데와의 승차는 3.5경기. 4연패를 끊고 분위기 반전을 노려야 하는데, 그 시작인 5일 잠실 KIA전에서 상대는 에이스 양현종을 선발 예고했다. 이 역시 난관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다른 길이 없다. 이럴 때일수록 선수들이 뭉쳐서 위기를 헤쳐 나가는 방법뿐이다. 지금이야말로 두산 특유의 뚝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악의 상황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면 그 길의 끝은 포스트시즌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지금부터 있을 KIA, 넥센과의 4연전이 이번 시즌을 좌우할 수도 있는 중요한 4경기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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