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파동’ NC, 창단 첫 위기관리능력 시험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05 06: 04

팀 모토대로 ‘거침없이’ 달려가던 NC였다. 그런 NC가 창단 후 처음으로 위기에 몰렸다. 외국인 투수이자 팀 에이스인 찰리 쉬렉(29)의 욕설 파문이 팀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2년차’ NC가 노련한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3일 문학 SK전에서 지나친 항의 및 심판진에 대한 욕설로 구설수에 올랐던 찰리는 4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제제금 200만 원과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40시간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찰리는 4일 문학 SK전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고개를 숙였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다. 당장 여론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출장정지 처분이 없었다는 점에서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말이 NC의 귓전을 따갑게 때린다.
NC는 4일 현재 51승38패(.573)를 기록해 3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삼성과의 승차는 8.5경기로 다소 벌어졌으나 4위 롯데와의 승차도 7경기에 달해 여유가 있다. 사실상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의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찰리 사태’가 터지며 팀 분위기에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출장정지라는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악재임에는 분명하다.

선수단 분위기야 승리가 보약이다. 주장이자 클럽하우스의 리더인 이호준은 “찰리가 선수단에 사과를 했고 여러모로 반성하고 있더라. 다른 선수들도 느끼는 점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초심대로 ‘즐겁게 하자’라는 말을 후배들에게 강조했다”라고 설명했다. 김경문 감독의 리더십에도 기대가 걸린다. 오히려 더 큰 문제는 구단의 이미지라는 말도 나온다. 이번 찰리의 행동은 ‘정의·명예·존중’이라는 구단의 금옥 같은 가치와 하나도 어울리는 것이 없었다.
NC는 신선함을 바탕으로 지금껏 승승장구했다는 것이 야구계 내외의 평가다. 다른 구단에 비해 빠른 의사결정을 통한 참신한 야구단 운영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신생팀답지 않게 조직은 일사분란했고 또 창의적이었다. 관성에 젖은 기존 구단들이 시도하지 못한 과감한 행보에 팬들은 관심을 기울였다. 프로야구단의 새로운 롤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까지도 커졌다. 여기에 성적이 따라오며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조기 연착륙을 이뤄냈다.
그러나 선수 한 명의 불필요한 행동은 지금껏 NC가 공들여 쌓았던 탑에 흠집을 냈다. ‘새로움’으로 독자적인 위치를 구축한 NC가 ‘똑같다’라는 시선을 만들어낸 것 자체만으로도 구단에는 큰 타격이다. 향후 NC의 대처 방안, 그리고 약속의 성실한 이행 여부가 주목받는 이유다. 기존 구단과는 다른 방향으로 승부를 걸었던 NC가 다른 모습으로 팬들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을까. 위기관리능력은 경기장 내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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