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부적’ 밴와트, SK의 전기 충격기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05 10: 30

SK 새 외국인 선수 트래비스 밴와트(28)가 일으키는 전기 충격이 만만치 않다. 새로운 팀 승리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SK의 마지막 희망 중 하나로 자리하고 있다. 팬들의 기대감도 커진다.
시즌 중반에 퇴출된 조조 레이예스의 대체자로 입국한 밴와트는 한국 무대에서 가진 3경기에서 내리 승리를 따냈다. 3경기에서 17이닝을 던지며 3승 평균자책점 3.71이다. 피안타율은 2할3푼1리로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상대가 삼성, 두산, NC 등 만만치 않은 타선을 보유한 팀이었음을 고려하면 일단 첫 발걸음은 순조로운 편이다.
여기에 밴와트가 등판하는 날은 타선이 폭발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마치 밴와트가 행운을 몰고 오는 듯한 인상이다. 이만수 SK 감독도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제구가 비교적 낮게 잘 되고 있고 공 끝에 힘이 있다는 이유다. 인성적인 측면에서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 감독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더라. 성격도 괜찮은 것 같다”라고 흡족해했다.

밴와트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다. 어쩌면 영입이 쉬울 것 같아 보이는 경력이다. 그러나 사실 밴와트가 한국무대에 오는 과정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밴와트는 시즌 중간에 낯선 무대로 이적해야 한다는 것을 불안해했다. 여기에 결혼을 약속한 피앙새도 있었다. 약혼녀는 미국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었고 한국으로 가면 꼼짝없이 생이별이었다. 하지만 SK의 끈질긴 설득에 결국 도전을 택해 한국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처음에는 문화적으로 적응하기가 어려웠다”라고 말하는 밴와트다. 그러나 명석한 두뇌와 바른 인성으로 팀에 잘 적응하고 있다. 캔자스주의 주요 대학 중 하나인 위치타 주립대학을 나온 밴와트는 학창 시절에도 학점이 3.5를 넘을 정도로 학업에서도 두각을 드러낸 선수다. “공부에서는 평균적인 정도였다. 야구에서 좀 더 경쟁력이 있었다고 판단했다”라고 야구선수를 택한 이유를 밝힌 밴와트지만 주위에서는 “학업을 계속해도 성공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을 정도로 기존 외국인 선수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사고를 치거나 위화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유형의 선수는 전혀 아니다.
앞으로 계속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밴와트는 “시즌 중반에 다시 몸을 만들기 준비해야 했다. 새롭게 시작하다는 것은 어려웠다. 아마 시즌 시작 전 입단했다면 이런 고민이 덜했을 것”이라면서 “현재 전반적으로 몸은 좋은 상황이지만 내 주무기인 커브와 체인지업이 생각만큼 올라오지 않고 있다. 대신 잘 되는 직구와 슬라이더를 위주로 버티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타자 출신인 이만수 감독은 “우리나라 타자들이 직구와 슬라이더는 잘 친다. 하지만 커브와 체인지업은 약한 면이 있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밴와트의 원래 장기가 살아날 경우 더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올 시즌 유독 외국인 선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던 SK로서는 한가닥 위안이자 희망이다.
밴와트는 최근 얼굴 표정이 밝아졌다. 승리도 승리지만 약혼녀가 한국에 들어와 일상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밴와트는 “내 의지로 데려왔다. 일상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라면서 “팀을 위해서 헌신하고 싶다. 가능하다면 내년에도 팀에 남아 똑같이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감사합니다'라는 유창한 한국어와 함께 다시 클럽하우스로 들어가는 밴와트의 발걸음이 가벼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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