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땀’ 김광현 비상 이끌어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8.05 14: 05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있어 겨울은 씨앗을 뿌리는 계절이다. 이 기간 동안 얼마나 열심히 시즌을 준비하느냐에 따라 성적은 크게 달라지기 마련이다. 김광현(26, SK)도 이를 다시 한 번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겨울에 흘린 땀은 김광현의 비상을 만들어낸 원동력이었다.
김광현은 올 시즌 19경기에서 11승6패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하며 SK의 명실상부한 에이스 자리를 되찾았다. 몸 상태가 워낙 좋아 앞으로의 시즌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어깨 부상의 공포에서 완벽하게 탈출했고 힘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김광현의 자신감 넘치는 설명이다. 해외 진출이라는 목표도 근사한 동기부여다.
힘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기초 체력을 확실하게 쌓아놨음을 의미한다. 날이 더워져 체력소모가 상대적으로 심하고 덩달아 집중력이 떨어지는 계절이 여름이다. 준비가 철저하지 않은 선수들은 성적 하락폭이 가파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오히려 김광현은 7월 이후 4경기에서 4전 전승 평균자책점 1.04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다른 선수들과도 차별화되는 요소다.

김광현은 “원래 여름에 그렇게 힘들어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오히려 더워지려고 할 때가 가장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겨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예전을 떠올렸다. 김광현은 “예전에 김성근 감독님이 계실 때는 겨울에 하루 12시간씩 운동을 했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훈련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해봤다. 그런데 더워지면 그 효과를 느낀다. 확실히 다른 선수들보다 덜 처진다”라고 떠올렸다. 올해 성적도 그런 평범한 명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사실 김광현은 최근 들어 겨울에 많은 운동량을 가져가지 못했다. 아파서였다. 김광현은 “예전에는 지금은 감독님이 된 박경완 선배를 비롯해 항상 함께 하는 고정 재활 멤버들이 있었다. 시즌을 뛰고, 시즌이 끝나면 재활만 하고, 또 다시 시즌을 뛰는 일상이었다”라고 껄껄 웃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사실상 데뷔 이후 처음으로 겨울에 전력투구를 할 수 있었을 만큼 몸 상태가 좋았다. 허재혁 트레이닝코치를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이 “정말 엄청나게 운동을 했다”라고 혀를 내둘렀을 정도다.
몸 상태가 좋으니 절로 신이 나 운동을 했던 김광현의 겨울은 올 시즌 달콤한 성적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당시 느꼈을 김광현의 절박함과 각오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절치부심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깨달았던 것도 적지 않았을 법하다. 더 큰 무대를 바라보고 있는 김광현에게 2014년이 더 소중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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