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149km' 박정진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8.05 12: 59

"이러다 155km 던지겠는데".
한화 투수 최고참 박정진(39)은 '동안'으로 유명하다. 어느덧 우리나이 마흔살 노장이 된 박정진이지만 어려보이는 얼굴처럼 몸도 싱싱하다. 보통 30대 후반의 베테랑 투수들은 구속보다 제구와 변화구를 앞세운 기교파가 대부분인데 박정진은 여전히 구위로 승부하는 파워피처 타입이다.
박정진의 볼 스피드는 7월 이후 여름이 되자 더 빨라졌다. 최고 구속이 149km까지 나올 정도로 힘이 붙은 것이다. 시즌 내내 140km대 중반 구속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그는 여름 들어서는 140km대 후반의 강속구를 뿌리며 상대 타자들에게 위압감을 주고 있다. "이러다 155km 던지겠다"는 농담도 나온다.

박정진은 올해 한화 팀 내에서 가장 많은 40경기에 나와 2승1패7세이브5홀드 평균자책점 5.94를 기록 중이다. 세이브와 홀드 모두 팀 내 1위 기록. 특히 7월 이후 11경기에서 1패5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3.38로 안정감을 자랑하며 한화 뒷문을 든든히 책임지고 있다.
박정진은 "2010~2011년 좋을 때에는 7월에는 약했지만 올해는 페이스가 좋다. 최근에 볼 스피드도 빨라졌다"며 "체력적인 관리를 계속 한다. 경기 전에는 가벼운 훈련으로 힘을 비축하다 경기 때 쏟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정도로 구속이 상승하는 건 쉽지 않다.
사실 박정진은 2012~2013년 시즌 초반 제대로 된 공을 뿌리지 못했다. 겨울부터 무리하게 페이스를 앞당기다 무리가 와 정작 시즌 초반에 전력에서 빠져야 했다. 나이가 있기에 어느 정도 효율적인 훈련이 필요했다. 지난 겨울 웨이트와 러닝 훈련 위주로 하며 투구량을 줄였다.
박정진은 "지난 2년간 비시즌에 무리한 것이 결과적으로 좋지 않았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오버페이스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도 기존 투수들과는 별개의 개인훈련부터 소화했다. 정민철 투수코치는 "성실하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는 선수"라며 맡겼다.
박정진은 "아직 몇 살에 은퇴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나이로 보면 은퇴해야 할 때가 됐지만 1년 1년 다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년 몸 관리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우리나이 마흔에도 149km 강속구를 던지는 그에게 은퇴는 아직 먼 훗날 이야기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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