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추락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점점 보기 어려워진 선수가 있다. 바로 마무리투수 이용찬(26)이다.
이용찬은 본의 아니게 개점휴업 중이다. 가장 마지막 등판은 지난달 24일 잠실 SK전으로 당시에도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다. 지난달 1일 광주 KIA전에서 시즌 10세이브 이후 한 달 넘게 세이브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7월 이후 이용찬이 마운드에 오른 것은 이 2경기가 전부다.
이용찬은 지난달 4일 KBO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이며 1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경기력 향상이 아닌 피부과 치료를 위한 목적이었지만 징계를 피할 수 없었다. 징계가 끝난 뒤에도 마무리로 재신임받아씾만 이젠 좀처럼 승리할 기회가 오지 않아 답답하다.

두산은 후반기 6경기에서 1승5패에 그치고 있다.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지난달 29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12-1로 크게 이기는 바람에 마무리 이용찬의 등판 기회가 없었다.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이용찬은 무려 11일째 실전경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이용찬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투입할 생각이 없다. 될 수 있으면 리드하는 상황에서 쓰는 게 좋다"고 말했다. 문제는 선발진 붕괴로 두산이 경기 후반 리드하는 경기가 많지 않다는데 있다. 마무리의 활용폭이 극히 제한돼 있다.
투수진 난조로 어려움을 겪는 두산 팀 사정상 이용찬의 활용폭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 가령 지난 1일 대전 한화전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이날 두산은 8회에만 4실점하며 6-9 역전패를 당했는데 셋업맨 정재훈이 무너졌다. 정재훈이 흔들릴 때 마무리 이용찬의 조기 투입도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올 시즌 이용찬은 28경기에 나와 3승3패10세이브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하고 있다. 투구이닝은 25⅔이닝. 6월 중순 부상으로 이탈한 SK 박희수(21경기·20⅔이닝)를 제외하면 9개팀의 마무리 중에서 가장 적게 던졌다. 1+이닝 투구도 3경기 뿐으로 철저하게 관리받고 있다.
이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윤명준과 이현승 등 중간투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모습이다. 허리진 과부하를 막기 위해서라도 두산 벤치의 융통성있는 이용찬 활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과연 언제쯤 이용찬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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