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투수로 발탁된 양현종(26, KIA 타이거즈)과 이태양(24, 한화 이글스)이 같은 날 등판한 경기서 나란히 부진했다. 대표팀의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양현종은 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9피안타 4볼넷 3탈삼진 8실점으로 부진했다. 올 시즌 최다 실점(종전 7실점)이자 6월 13일 사직 롯데전서 기록한 1⅓이닝에 이어 2번째 최소 이닝 투구였다.
같은 날 청주 삼성전에 등판한 이태양 역시 부진했다. 3⅔이닝 10피안타(3피홈런) 7실점을 기록했다. 홈런을 무려 3방이나 허용했다. 7월 부진을 딛고 반등을 노렸으나, 8월 첫 경기서도 부진은 계속됐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에서 아마추어 선수로 이름을 올린 홍성무를 제외하면 김광현(SK), 양현종(KIA), 이재학(NC), 이태양(한화) 등이 선발 자원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발투수들이 후반기에 부진을 거듭하면서 대표팀의 걱정을 사고 있다.
양현종은 4월 2승2패 평균자책점 2.73, 5월에는 3승1패 2.57의 평균자책점으로 리그 최고의 투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6월부터 성적이 나빠졌다. 기복 있는 투구와 많은 볼넷이 문제였다. 양현종은 이날 경기서 4개의 볼넷을 내줬는데, 모두 스트레이트 볼넷이었다. 최근 4경기 22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17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이다.
7월에 1승3패 평균자책점 9.26으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이태양도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다. 특히 강타선을 보유한 상위권 팀들에 약한 모습을 보이며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이태양은 “6월에 잘 했고 7월에 못했으니, 이제 다시 잘 하지 않겠나”라며 자신감을 표했지만, 좀처럼 좋아진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과연 이들이 현재 컨디션으로 대표팀다운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다른 선발 자원인 이재학도 페이스가 많이 떨어졌다. 월별로 기복을 보이고 있다. 7월 5번의 등판에선 2승 평균자책점 5.55를 마크했다. 역시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라고 하기엔 부족함이 있었다.
유일한 위안거리는 김광현의 활약이다. 김광현은 최근 4경기서 4연속 퀄리티 스타트와 선발승을 모두 기록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김광현이 실질적인 에이스 임무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경험도 가지고 있어 김광현의 호투에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물론 일본, 대만 등 강팀과의 경기서 에이스가 선발로 나서면 그만이다. 그러나 변수는 항상 존재한다. 정규 시즌처럼 오랜 기간 레이스를 이어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시의 컨디션이 중요하다. 선발 투수가 무조건 긴 이닝을 끌고 간다는 보장도 없다. 결국 대회 기간까지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벤치에서 구경만 하다 대회를 마칠 수도 있다. 대표팀 투수들이 남은 기간 동안 제 페이스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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