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우완 헨리 소사(29)가 팀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소사는 지난 5일 목동 SK전에서 6⅓이닝 3실점하며 팀의 8-3 승리로 시즌 6승째를 안았다. 6월 17일 광주 KIA전 이후 6연승을 달리고 있다. 초반 4경기에서 보여줬던 불안함과 달리 최근에는 쉽게 이닝을 끌어가고 있다.
넥센은 5월 소사 영입을 어렵지만 과감하게 결정했다. 2011년부터 한솥밥을 먹어왔고 '그냥' 외국인 선수가 아니었던 브랜든 나이트(39)를 웨이버 공시해야 하는 판단이었으나 넥센은 초반부터 심상치 않았던 팀 성적을 볼 때 확실한 원투 펀치가 있어서 포스트시즌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나이트 대신 영입한 선수는 지난해까지 KIA에서 뛰었던 소사. 평소 넥센 상대로는 성적이 좋지 않았던 소사였지만 그를 눈여겨본 스카우트팀은 실점은 많아도 130개까지는 거뜬히 던져줄 수 있고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강속구형 투수라는 점에서 팀에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그와 바로 도장을 찍었다.
사실 소사가 와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 포스트시즌 걱정은 '기우'가 될 뻔 했다. 초반에는 그런 듯 보였다. 첫 4경기 소사의 성적은 4경기 2패 평균자책점 10.55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KIA 때부터 그를 잘 알고 있던 이강철 수석코치는 당근과 채찍을 줘가며 소사의 투구폼, 변화구 등을 꾸준히 손봤다. 한국 무대에 온 것에 만족한 소사 역시 이 코치를 잘 따랐다.
그가 조금씩 달라졌다. 한층 간결해진 폼과 되살아난 직구는 그가 다시 위력적인 강속구를 던질 수 있게 했다. 게다가 팀 타선이 그를 도왔다. 그는 지난달 3일 목동 롯데전에서 6이닝 8실점하고도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비록 이날 승은 거두지 못했으나 팀은 접전 끝에 이겼다. 그가 경기 후반까지 2~5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키면 타선이 그에게 승리 요건을 만들어줬다.
결국 빠른 판단과 정확한 안목을 보인 넥센 프런트, 그리고 그가 다시 한국에 적응할 수 있게 도운 코칭스태프, 팀이 원하는 것을 캐치하고 노력한 소사 자신이 합쳐지면서 또 하나의 대체 선수 성공 케이스가 쓰이고 있는 셈이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지만 소사는 넥센에 '복덩이'형 선수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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