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청주구장 악몽이 반복되고 있다. 상대팀들은 펑펑 홈런을 날리는데 정작 홈팀 한화는 못 친다. 올해 청주 4경기에서 한화가 홈런 하나를 치는 동안 13피홈런을 기록했다. 청주만 오면 더 작아진다.
한화는 지난 5일 청주 삼성전에서 1-14 대패를 당했다. 피안타가 무려 19개였는데 홈런만 무려 5개를 얻아맞은 게 치명타였다. 삼성은 야마이코 나바로가 홈런 2방을 친 가운데 채태인·박한이·박석민이 무려 5개의 대포를 합작했다. 홈런으로 만들어낸 점수가 10점이었다.
청주구장은 중앙 펜스 거리가 110m로 국내 구장 중에서 가장 짧다. 마운드 높이도 낮타 투수에게 불리하다. 그래서 '한국의 쿠어스필드'라고 불린다. 청주구장에서 홈런이 많이 나오는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문제는 한화의 홈런이 안 터진다는 것이다.

한화는 지난달 8~10일에도 넥센과 청주에서 시즌 첫 3연전을 가졌다. 당시 3연전 첫 날에도 3-17 대패를 당했는데 강정호·이택근·김민성·박동원에게 4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이튿날에도 넥센에 1-13으로 크게 졌는데 서건창·강정호·이택근에게 홈런을 줬다.
3연전 마지막 날 김태균이 홈런 하나를 치며 체면치레했을 뿐 박헌도에게 홈런을 하나 맞았다. 5일 삼성전까지 한화는 올해 청주 4경기에서 홈런 1개를 치는 동안 피홈런 13개를 기록했다. 동등한 조건에서 이렇게 상반되는 결과를 낳으니 할 말이 없다.
한화 김응룡 감독도 "청주구장은 까딱하면 홈런이 된다. 그런데 우리는 홈런을 못 치고, 맞기만 한다"고 답답해 했다. 문제는 올해 뿐만 아니라 최근 3년을 통틀어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2012~2014년 3년간 청주 18경기에서 11홈런-37피홈런으로 3배차.
청주구장 성적이 좋을리 없다. 한화는 최근 3년간 청주구장에서 18경기를 가졌으나 6승12패로 승률이 3할3푼3리에 불과하다. 2011년까지는 청주 274경기에서 134승130패9무 승률 5할8리로 괜찮은 성적을 내 한 때 '약속의 땅'으로 불렸지만 이제는 악몽의 땅이 되어가고 있다.
한화는 6일 삼성전을 끝으로 올 시즌 청주 일정을 모두 마감한다. 지난달 10일 넥센을 상대로 청주에서 승리투수가 된 외국인 투수 앤드류 앨버스가 선발등판한다. 한화가 지긋지긋한 홈런 공포증에서 벗어나 청주 악몽을 깰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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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