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후보들이 거론됐던 ‘토종 최고 선발’ 논란이 조금씩 정리되어 가는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다른 선수들의 페이스가 처지는 반면 김광현(26, SK)의 기세는 갈수록 타오른다. 독주 체제가 시작됐다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뜨거운 방망이의 혈전이 벌어지고 있다. 마운드로서는 생각하기 싫은 한 해다. 실제 2012년 리그 평균자책점은 3.82, 리그 타율은 2할5푼8리였다. 그런데 지난해는 평균자책점이 4.32, 타율이 2할6푼8리로 동시에 올랐고 올해는 정점을 찍고 있다. 5일 현재 리그 평균자책점은 5.35로 지난해에 비해 1점 이상 올랐다. 팀 타율은 무려 2할9푼2리다. 극적인 변화다.
때문에 투수들의 수난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와 간단하게 비교하려면 올해 평균자책점에서 0.5 이상을 깎아야 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특히 상대적으로 ‘밑천’이 약했던 선수들의 하락폭이 도드라진다. 각 팀이 에이스급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올 시즌 투수 성적표만 봐도 이 사실을 금세 알 수 있다.

현재 평균자책점 부문은 1위부터 3위까지 외국인 선수(밴헤켄, 찰리, 밴덴헐크)가 차지하고 있다. 반면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국내 선발 투수는 김광현 윤성환(삼성) 이재학(NC) 뿐이다. 이 중 3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으로 이 부문 선두를 노려볼 만한 토종 선발은 김광현(3.19)뿐이다. 윤성환은 3.85, 이재학은 3.91로 3점대 후반의 평균자책점이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가장 페이스가 좋았던 양현종(KIA)은 최근 몇 경기 부진으로 평균자책점이 4.19까지 후퇴했다.
낮은 평균자책점은 상대적으로 많은 승리를 따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김광현이 ‘토종 에이스’ 수식어에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김광현의 독주는 이어질까. 가능성이 있다. 김광현은 7~8월 4경기에서 4승 평균자책점 1.04로 상승세다. 이에 비해 나머지 선수들은 7~8월 성적이 떨어지고 있다. 극명하게 대비가 된다.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선발투수 중 하나인 윤성환은 7~8월 1승2패 평균자책점 5.68, 이재학은 2승 평균자책점 5.55, 양현종은 3승2패 평균자책점 5.67로 모두 5점대다. 장원준(롯데) 정도가 시즌 초반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자기 페이스를 지키고 있는 선수이나 절대적인 성적은 김광현과 다소 차이가 있다.
현재 상황도 독주 가능성을 거든다. 김광현은 몸 상태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크다. 또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해외진출자격이 주어지는 FA 7년을 채울 수 있다. MLB 진출을 앞두고 몸값을 최대한 높이려면 올 시즌 후반기 성적도 중요하다. 동기부여가 된다. 한편으로는 김광현을 추격해야 하는 나머지 선수들의 분전 여부에 따라 올 시즌 토종 선발진의 자존심 사수 여부도 결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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