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야경꾼일지’, 신기한 이무기보다 강한 서사 ‘신의 한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8.06 08: 09

‘야경꾼일지’가 첫 방송의 신기한 볼거리를 잠시 거두고, 본격적인 이야기를 위한 암투에 집중했다. 단순히 판타지 사극이 아니라 로맨스 활극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기획의도를 명확히 드러냈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새 월화드라마 ‘야경꾼일지’ 2회는 해종(최원영 분)이 사담(김성오 분)의 저주로 인해 적통 왕자 이린(성인 정일우 분)을 죽이려고 드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해종은 귀기로 인해 아내와 이린에 대한 원망감에 광기를 폭발하며 비극의 서막을 알렸다.
1회가 해종과 사담의 악연의 시작을 다루기 위해 이무기와 귀신 등이 등장하며 화려한 영상미를 자랑했다면, 2회는 귀신을 잡는 야경꾼의 존재와 이린의 비극, 그리고 이린을 시기하는 기산군(성인 김흥수)과의 갈등을 휘몰아쳤다. 그야말로 이야기에 집중했다. 1회에서 느꼈던 신기한 볼거리로 인한 재미를 잠시 접어두고 몰입도 높은 쫄깃한 전개를 보여줬다.

판타지 드라마답게 다소 생경하게 느낄 수 있는 장치들은 주로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되는데 드라마 제작의 시간적인 한계로 인해 다소 미흡했던 것도 사실. 이 가운데 2회는 이야기 전개상 이 같은 컴퓨터 그래픽이 확 줄었고, 인공적인 극적 장치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시청자들까지도 흡수할 수 있었다. 1회 방송 당시 재밌는 이야기에 대한 호평과 함께 아쉬운 컴퓨터 그래픽에 대한 혹평이 공존했기에 컴퓨터 그래픽이 줄어든 구성은 많은 이들을 반색하게 했다.
특히 마지막에 담긴 귀기에 미쳐 날뛰는 해종과 귀신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해종의 광기를 멈추고자 하는 조상헌(윤태영 분)의 갈등은 극적인 긴장감이 높았다. 모든 드라마에 녹아 있는 암투, 그리고 시청자들이 흥미를 느끼는 갈등이 촉발되며 이 드라마는 이무기와 귀신이라는 신기한 볼거리 외에도 재밌는 서사를 갖추고 있음을 2회에서 확연히 보여줬다.
무엇보다도 귀신에 씌워 가족까지 죽이려드는 연기를 펼친 최원영과 폭발적인 카리스마를 뽐낸 윤태영의 대립은 막판 긴장감을 높이는 가장 큰 이유였다. 눈빛 하나만으로도, 그리고 입꼬리에 비친 묘한 표정만으로도 심상치 않은 변화를 표현했던 최원영, 제작발표회 당시 자신이 출연한 드라마는 실패하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보였던 윤태영은 극한 대립으로 안방극장을 ‘야경꾼일지’에 단단히 묶어뒀다.
'야경꾼일지'는 3회부터 정일우, 정윤호, 고성희, 서예지 등 향후 이 드라마를 책임질 배우들이 첫 등장할 예정. 2회 연속 시청률 1위를 달성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는 이 드라마가 현재처럼 이야기와 볼거리를 모두 갖춘 종합 선물 세트 같은 매력을 꾸준히 발휘할 수 있을지 침체된 월화드라마에 재밌는 관전 포인트가 생겼다. 
jmpyo@osen.co.kr
'야경꾼일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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