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에 네덜란드출신 판 마르바이크(62)가 거론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판 마르바이크와 협상을 하기 위해 5일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위원회는 감독 후보 선정과정에서 역량, 언어, 연봉, 현재 계약상황 등 여러 가지 조건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그 결과 판 마르바이크가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후보 중 한 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대한축구협회는 오는 9월 A매치 전에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목표로 선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판 마르바이크는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네덜란드 대표팀을 역대최고성적인 준우승으로 이끈 명장이다. 2012년까지 네덜란드 대표팀을 지휘한 그는 2013-201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서 손흥민의 전 소속팀 함부르크를 지휘하기도 했다.

그간 한국축구는 네덜란드 감독과 인연이 많았다. 지난 2001년 부임한 거스 히딩크 감독이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달성하며 지도력을 발휘한 영향이 컸다. 이후 2004년 국가대표팀을 맡아 2006년 독일월드컵 최종예선에 진출시킨 조 본프레레도 네덜란드 출신이었다.
이어 2006년 독일월드컵의 딕 아드보카트, 히딩크 밑에서 코치로 있었던 핌 베어벡까지 전부 네덜란드 출신 감독들이 줄줄이 국가대표팀을 지휘했다. 하지만 2007년 베어백을 끝으로 외국감독이 선임되지 않으면서 그 명맥도 끊어졌었다.
한국축구가 꼭 네덜란드 감독만 선호한 것은 아니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은 독일출신 크라머를 총감독에 앉혔었다. 1994년에는 1988서울올림픽에서 소련을 우승으로 이끈 명장 비쇼베츠가 한국축구를 지도했다. 2003년 김호곤 감독대행에 이어 국가대표팀을 맡은 움베르투 코엘류는 포르투갈 출신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들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네덜란드는 루이스 반 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등 세계적 명장을 많이 배출하고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에서 전력분석을 담당했던 두 샤트니에 역시 네덜란드 출신이었다. 한국축구가 꼭 네덜란드를 따라야하는 것은 아니다. 또 네덜란드 출신 감독이 성공을 보장해주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 현재 한국축구를 맡을 수 있는 인물 중 판 마르바이크만한 적임자가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를 대표팀 사령탑으로 앉히려는 대한축구협회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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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본프레레, 아드보카트, 베어벡, 판 마르바이크(좌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