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꾼일지’, CG 대란에도 어떻게 안방 잡았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8.06 09: 54

MBC 새 월화드라마 ‘야경꾼일지’가 우려를 딛고 순항 중이다. 호불호가 엇갈리는 컴퓨터 그래픽, 초반 시선을 확 끌만한 주연 배우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소 힘겨운 가시밭길이 예상됐지만, 2회 연속 시청률 1위를 챙겼다.
6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5일 방송된 ‘야경꾼일지’ 2회는 전국 기준 10.8%를 기록, 동시간대 방송된 SBS ‘유혹’(9.5%), KBS 2TV ‘트로트의 연인’(9.2%)을 제치고 1위를 나타냈다. 앞서 지난 4일 첫 방송에서 10.9%를 보였던 이 드라마는 2회 연속 1위를 하며 향후 월화드라마 시청률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야경꾼일지’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귀신을 부정하는 자와 귀신을 이용하려는 자, 그리고 귀신을 물리치려는 자, 세 개의 세력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경쾌한 감각으로 그려낸 판타지 로맨스 활극이다. 안방극장에서 시청률 대박을 터뜨리거나 쪽박으로 주저앉는 극과 극의 성적표를 거두는 판타지 드라마다. 그만큼 호불호가 크게 엇갈리는 장르다. 더욱이 이 드라마는 첫 방송에서 다소 어설픈 컴퓨터 그래픽으로 인해 시청자들의 아쉬운 시선을 받은 대목도 있었다.

그럼에도 시청자 이탈을 막은 것은 일단 이 드라마가 판타지 장르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야기가 흥미롭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쉬운 이야기 전개인 선악구도와 신기해서 보게 되는 귀신 잡는 야경꾼 소재를 활용한 것은 현명했다.
특히 2회는 1회에서 시청자들의 볼멘소리를 유발했던 컴퓨터 그래픽이 확 줄어들고 귀신 보는 왕자 이린(성인 정일우 분)의 가족 비극사와 향후 악의 축인 사담(김성오 분)과의 악연의 씨앗이 되는 아버지 해종(최원영 분)의 갈등이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이야기 전개상 호불호가 엇갈리고 전세대를 아우르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줄어든 것.
또한 귀신 보는 왕자 이린 역의 정일우, 이린을 지키는 호위무사 정윤호, 이린과 사랑에 빠지는 야생마 같은 처녀 도하 역의 고성희가 본격적으로 등장하지 않았지만, 이야기의 포석을 깔아놓은 최원영의 광기 연기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던 것이 사실이다. 최원영은 주연 배우들의 빈자리를 채울 만한 섬뜩한 연기를 보여줬다.
1회에서 인자한 왕 해종을 연기했던 그는 귀기에 씌워진 후 폭군으로 돌변, 가족마저 죽이려드는 정신 착란 증세를 소름끼치도록 서늘하고 매섭게 표현했다. 귀기로 인해 눈빛이 변한 후 점차 온몸에 광기를 뿜어대는 해종의 광기를 연기한 최원영을 보는 재미가 상당했다. 결국 이 드라마는 화려한 볼거리가 중요한 판타지인 동시에, 로맨스 활극이라는 수식어를 함께 챙겨갈 제법 흥미로운 이야기를 갖췄다는 것을 조금씩 증명하고 있다.
이제 ‘야경꾼일지’는 3회부터 이린과 그를 물리치고 왕이 된 기산군(김흥수 분)의 미묘한 갈등, 귀신을 이용하는 사담과의 대립이 본격화되는 동시에 주연 배우들이 대거 등장할 예정. 우려를 딛고 2회까지 성공적으로 안방극장을 찾은 ‘야경꾼일지’의 진짜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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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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