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명량'과 '명량'에 당당히 출사표를 던진 영화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이 한판승부를 벌인다. 과연 최후에 웃을 승자는 누가 될까.
조선 건국 보름 전 고래의 습격을 받아 국새가 사라진 전대미문의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찾는 해적과 산적, 그리고 개국세력이 벌이는 바다 위 통쾌한 대격전을 그린 액션 어드벤처 '해적'이 6일 개봉, '명량'과 진검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현재 '명량'은 '이순신 열풍'을 일으킬 정도로 현재 그 파급력이 '어마무시'한 상태. 연일 신기록을 작성하며 한국 영화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터라 출격하는 '해적'에게는 매우 부담스러운 상대다.

하지만 '명량'이 감동 코드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면 '해적'은 웃음 코드로 중무장해 여름 극장가를 찾는 관객을 노리겠다는 전략.
이밖에도 같은 사극이지만 '명량'은 정통사극을, '해적'은 퓨전사극을 지향한다는 점, 그리고 '명량'이 이순신이라는 한 인물에 초점을 맞춘다면 '해적'은 다양한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존재한다는 점 등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 감동은 '명량', 웃음은 '해적'

'명량'은 1597년 임진왜란 6년, 단 12척의 배로 수백 척에 달하는 왜군의 공격에 맞서 싸운 '명량대첩'을 다룬 작품. 이순신 장군이 어마어마한 수의 왜적을 물리치는 쾌감을 맛볼 수 있다.
쾌감 뿐만이 아니다. 이순신 장군의 승리 뒤에는 그를 도왔던 백성들의 노력이 있었음을 '명량'은 그려내며 이순신 장군 승리와 백성의 노력이라는 감동 코드가 전 세대를 아우르며 흥행 돌풍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반면 '해적'은 웃음으로 똘똘 뭉쳐있다. 첫 시작부터 코믹하게 시작되는 '해적'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철저하게 '오락 액션 영화'를 표방한다. 산적 두목이지만 허당끼 다분한 장사정 역의 김남길, 해적인데 배 멀미가 심한 철봉 역의 유해진 등 캐릭터가 주는 웃음이 관객들을 러닝타임 내내 웃게 만든다.
연출적인 면에서 오는 재미도 크다. '댄싱퀸', '방과 후 옥상' 등의 작품을 통해 유쾌한 재미를 안겼던 이석훈 감독이 그 장기를 발휘해 이번 작품에서도 아기자기한 연출로 보는 이들의 웃음을 이끌어낸다.
#2. 정통을 좋아하면 '명량'을, 퓨전을 좋아하면 '해적'을

'명량'은 정통사극을 좋아하는 관객들에겐 크게 어필할 만큼 묵직하다. 명량대첩이라는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고증에 입각해 만들어진 사극 중의 사극이다.
'명량'의 묵직함도 정통사극이라는 장르적 특성 때문. 최근 인기를 끌었던 KBS 1TV 드라마 '정도전'이 정통사극을 표방해 진지함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것처럼 '명량' 역시 비틀지 않은 그대로의 역사적 사실로 사극매니아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하지만 '해적'은 제대로 비틀었다. 역사적 사실을 고증해야 할 이야기는 전혀 등장하지 않고 장르만 사극일뿐, 이야기는 현대에서도 있을 법한 그야말로 퓨전사극이다. 연출을 맡은 이석훈 감독 역시 "역사적 고증이라는 것에서 자유롭게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라고 말할 정도.
때문에 '해적'에 등장하는 이성계는 기존 사극에서 봐왔던 왕과는 다르고, 이성계에 반발하는 김남길의 모습 역시 생소하다. 하지만 이 퓨전이 보는 이들에게 매력을 안기며 '명량'과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3. 이순신에 집중한 '명량' VS 캐릭터의 향연 '해적'

'명량'은 명량대첩을 다루며 오직 이순신에 집중한다. 전투에 앞서 인간으로서 전쟁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이순신의 모습부터 장군으로서 부하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 등 이순신의 고뇌에 초점을 맞춘다.
전투에 나선 이후에도 마찬가지. 다른 장수의 모습도 등장하지만 '명량'은 주로 전투를 이끄는 이순신의 모습을 그려낸다. 그리고 그 속에서도 인간 이순신의 모습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해적'은 반면 한 사람에게만 집중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캐릭터의 향연이다. 두 주인공인 허당 산적 김남길과 카리스마 해적 손예진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긴 하지만 배멀미 하는 해적 철봉을 비롯해 악역 소마 역의 이경영, 또다른 악역 모홍갑의 김태우 등 다양한 캐릭터가 '해적'에 깔려 있다. 이처럼 다채로운 캐릭터를 맛보는 것도 '해적'의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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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 '해적'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