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선발진의 잇따른 부진에 김광현(26, SK 와이번스)에게 거는 기대가 커졌다. 그의 에이스 본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현종(KIA)과 이태양(한화)은 5일 각각 두산과 삼성을 상대로 선발 등판했지만, 부진한 투구 내용으로 패했다. 특히 최근 페이스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도 비상이 걸렸다.
양현종은 제구 난조를 겪고 있다. 최근 볼넷이 많아지면서 위기를 자초하는 모습이다. 시즌 초반 좋았던 페이스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이태양 역시 7월 평균자책점 9.26으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여기에 이재학(NC)도 기복 있는 투구를 보이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재학은 지난해 10승5패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했다. 안정감 있는 투구로 한 번에 무너지는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 실점이 많아졌고, 소화 이닝도 줄고 있다.
반면 김광현은 최고의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7월부터 현재까지 4경기에 등판해 4승 평균자책점 1.04를 기록하며 국내 최고 투수로 자리 잡고 있다.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앤디 밴 헤켄(넥센), 찰리 쉬렉(NC), 릭 밴덴헐크(삼성)에 이어 4위를 지키고 있다. 토종 선발 중에 가장 눈에 띄는 성적이다.
이전 3년 동안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환골탈태한 모습. 다시 에이스다운 피칭을 펼치고 있다.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이 뿐만 아니라 김광현은 국제 무대경험도 풍부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국가 대표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특히 김광현은 아시안게임 최대 라이벌인 일본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일본과의 2경기서 모두 선발 등판했다. 일본과의 첫 맞대결에선 5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이후 준결승전에서 다시 만난 일본을 상대로 8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일본 킬러’임을 입증했다.
김광현은 당시에는 프로 2년차를 맞는 앳된 신인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8년차의 베테랑으로서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무엇보다 대표팀 선발들이 부진한 가운데 김광현에게 거는 기대는 커질 수밖에 없다. 에이스 김광현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영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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