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수원 삼성전 6경기 연속 무승(2무 4패) 악연을 끊고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 수원과 홈경기서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최근 8경기 연속 무패(5승 3무)를 달린 전북은 11승 5무 3패(승점 38)를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수원은 승점을 추가하지 못했지만 9승 5무 5패(승점 32)로 3위를 유지했다.
수원을 상대로 최근 6경기 동안 2무 4패로 부진했던 전북은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전방의 이동국을 필두로 좌우 측면에서 이승기와 한교원이 빠른 침투를 선보이며 지속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수원은 전북보다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의미 없는 수치였다. 수원은 공을 소유하는 시간은 많았지만, 문전을 향한 패스가 중간에 모두 차단되며 실질적인 공격기회를 잡지 못하고 슈팅을 전혀 기록하지 못했다.
물론 경기가 전북이 의도한대로 풀려만 간 것은 아니다. 산토스의 전담 수비를 책임지던 수비형 미드필더 권영진이 부상으로 전반 14분 만에 교체된 것. 레오나르도를 긴급하게 투입한 전북은 레오나르도를 측면으로 돌리고, 이승기를 중앙으로 이동하게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선수 교체는 전북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오히려 레오나르도의 투입으로 더욱 공격적인 운영이 가능해졌고, 전방에서의 유기적인 플레이로 수원 수비진을 흔들기 시작했다. 전북의 지속적인 공격은 전반 23분 결실을 맺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최철순이 올린 크로스를 먼 포스트에 있던 이동국이 헤딩으로 연결해 반대쪽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은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지켜만 봤다. 하지만 힘들게 잡은 기회는 결코 놓치지 않았다. 전반 44분 윌킨슨의 반칙으로 아크 오른쪽에서 프리킥 기회를 잡은 수원은 염기훈이 왼발로 감아 차 먼 포스트 골망을 그대로 흔들었다. 골키퍼 권순태가 몸을 날려봤지만 손이 닿지 않을 정도로 정확한 슈팅이었다.

전북은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하프타임을 이용해 재정비를 완벽하게 한 전북은 전반전과 같이 강공 일변도로 수원을 몰아붙였다.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고 제대로 된 공격 전개를 하지 못한 수원은 후반 8분 로저 대신 정대세를 투입하며 공격진에 변화를 꾀했다.
분위기를 바꾼 수원은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조금씩 박스 근처에서의 슈팅이 많아진 수원은 후반 17분 승부를 뒤집는 골을 넣었다. 아크 정면에서 산토스가 내준 공을 박스 왼쪽으로 침투하던 김두현이 그대로 왼발 슈팅으로 연결, 골대 구석으로 꽂았다. 권순태가 손을 쓸 틈은 없었다.
하지만 전북은 수원의 리드를 긴 시간 동안 허용하지 않았다. 불과 3분 뒤 골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것. 오른쪽 측면에서 최철순이 올린 크로스를 골키퍼 정성룡이 손으로 쳐냈지만, 문전에 있던 레오나르도에게 연결돼 슈팅으로 이어졌다. 레오나르도의 발을 떠난 공은 골대 앞에 서있던 한교원의 무릎에 맞고 방향이 바뀌어 골라인을 넘었다.
동점으로 탄력을 받은 전북은 거칠 것이 없었다. 후반 21분에는 한교원을 빼고 카이오를 투입해 공격에 박차를 더욱 가했다. 전북의 거센 공격은 수원을 흔들기에 충분했고, 결국 후반 22분 역전골로 이어졌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승기가 올린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이동국이 헤딩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이동국은 후반 29분에도 멋진 시저스 킥으로 크로스바를 강타해 1만 8696명의 관중들이 감탄사를 자아내게 했다.
역전골을 허용한 수원은 후반 25분 산토스를 빼고 권창훈을, 후반 36분 김두현을 빼고 배기종을 넣어 공격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넘어간 분위기를 다시 가져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몇 차례 기회를 잡기는 했지만 골키퍼 권순태의 선방에 막혀 원하던 골은 나오지 않았다.
전북은 후반 45분 이재성을 빼고 최보경을 투입하며 수비를 강화했고, 그대로 1골 차 리드를 지키며 짜릿한 역전승을 차지하게 됐다.
■ 6일 전적
▲ 전주 월드컵경기장
전북 현대 3 (1-1 2-1) 2 수원 삼성
△ 득점 = 전23 이동국 후20 한교원 후21 이동국(이상 전북) 전44 염기훈 후17 김두현(이상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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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