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성근 감독은 야수들의 멀티 포지션을 선호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SK 시절에는 박정권·이진영이 1루수와 우익수를 오가며 활용 폭을 넓혔다. 한화에서도 김 감독의 멀티 포지션 작업이 시작했다. 1탄 김태균에 이어 2탄의 주인공은 박노민(30)이다. 첫 번째 카드는 3루수 김태균이다. 2003년부터 붙박이 1루수로 기용되고 있는 김태균은 고치 스프링캠프에서 김 감독으로부터 "3루수로도 쓸 수 있겠다"는 호평을 받았다. 김 감독은 "상황에 따라 경기 후반에는 김태균을 3루수로 써보겠다"고 밝았다. 아마 올해 3루수로서 김태균의 모습을 자주 볼 것이다. 두 번째 카드는 외야수 박노민이다. 2004년 입단 후 10년 넘게 포수 포지션에서 뛰고 있는 그는 고치 스프링캠프 자체 홍백전에서 외야수로 집중 테스트를 받고 있다. 우익수로 5경기 26이닝, 좌익수로 2경기 12이닝을 뛰고 있다. 포수로는 2경기 4이닝이 전부, 우익수·좌익수로 코너에서 집중 점검 중이다. 김성근 감독은 박노민의 외야수 전향에 대해 "어떻게 하는지 보고 있다. 외야수로서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야구가 그렇게 하루아침에 쉽게 되겠나. 지금 당장 외야수로 못 박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포수를 볼 때도 있고, 외야수로도 쓸 수 있다"고 했다. 포수에 외야수를 겸하는 멀티 포지션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한화는 포수와 외야 양 쪽 모두 부족하다. 포수는 조인성·정범모·지성준 그리고 박노민까지 4명이 올 시즌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원. '포수' 박노민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 박노민 본인도 포수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과거에도 몇 차례 외야수 전향 시도가 있었지만 스스로 포수를 원했다. 다만 현재 한화는 외야 라인이 미완성이다. 이용규와 최진행이 각각 어깨와 무릎 재활로 고치 본진 캠프에 빠져있고, 외국인 외야수 나이저 모건도 몸 상태가 확실치 않다. 외야 자원에 물음표가 많이 붙어있는데 어깨가 강한 박노민을 외야 조커로 활용할 수 있다. 경기 상황에 따라 여러 카드로 활용이 가능하다. 외야수 훈련은 '포수' 박노민의 발전을 이끌 수도 있다. 김 감독은 "외야를 보면 포수를 할 때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라운드 가장자리에 위치하는 외야수는 전체적으로 경기를 조망할 수 있다. 포수가 앉은 자리와는 정반대 위치이지만 시야를 더 넓힐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아직 연습경기일 뿐이지만 박노민의 타격 페이스도 좋은 편이다. 7경기에서 19타수 6안타 타율 3할1푼6리 2홈런 3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 2개와 2루타 2개로 특유의 장타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올해로 벌써 프로 데뷔 12년차, 박노민이 포수에 외야수를 겸하는 멀티 플레이어로 화려한 빛을 보게 될지 주목된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