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믿어주시는 감독님을 위해 이겨보자 하는 마음으로 뛰었다."
김신욱(26, 울산 현대)이 승리의 원동력을 조민국 감독의 '믿음의 리더십'에서 찾았다. 울산은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4 19라운드 FC서울과 원정경기서 0-1 승리를 거뒀다. 후반 8분 만에 카사가 퇴장당해 수적 열세 속에서 싸우면서도 거둔 승리라 더욱 뜻깊었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7승 6무 6패(승점 27)로 6위를 지키며 5위 전남(승점 30)을 바짝 따라붙었다.
승리의 파랑새는 김신욱과 함께 왔다. 전반전을 0-0으로 마무리한 후 후반 8분 카사가 퇴장당했을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서울에 유리했다. 최근 1무 1패, 그것도 지난 18라운드에서 최하위 인천에 0-2로 패한 후유증 때문에 울산의 분위기가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 카사의 퇴장까지 겹치자 조민국 감독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카사 퇴장 후 불과 5분 만에 터진 김신욱의 선제골이 분위기를 바꿔놨다. 반데르가 올려준 패스를 정확히 머리로 받아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밀어넣은 김신욱은 팀의 승리를 이끈 수훈갑이 됐다. 지난 경남전에서 후반 교체투입돼 팀의 결승골을 만들어내며 1-0 승리를 이끈 후 3경기 만의 득점이자 결승골이었다.
경기 후 김신욱은 "우리를 믿어주시는 감독님을 위해 이겨보자 하는 마음으로 뛴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며 조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내가 울산에서 6년째인데 그 동안 우리는 언제나 정상에 있었다. 오랜만에 어려운 시즌을 맞았는데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봤다. 감독님의 믿음이라는 것이 사실 여태까지 큰 동기부여가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힘든 상황에서도 우리를 믿는다, 편하게 뛰고 오라는 그 말 하나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돼서 큰 힘이 됐다"고 돌아봤다.
이날 경기서 김신욱은 투톱으로 나선 양동현(28)과도 지난 인천전에 비하면 훨씬 나은 호흡을 선보였다. 김신욱은 "양동현이 상대편으로 뛸 때 이동국 다음가는 K리그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했다. 함께 투톱에 서게 됐을 때 지난 시즌 이동국-케빈 투톱이 어떻게 했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인천전에서 우리가 매우 좋지 않은 경기를 했는데, 더 많이 뛰고 희생하자는 마음으로 경기했더니 좋은 결과로 돌아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내게 월드컵이라는 산이 있었다. 월드컵이라는 산을 넘는 과정, 내려오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발목도 안좋고 하지만 월드컵에 다녀온 선수가 K리그에서 좋은 모습 보이지 못하면 창피하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본 김신욱은 "우리나라 최고의 경기장인 상암에서 최고의 플레이 보여주자고 생각해서 열심히 했다"며 이날 경기에서 넣은 골의 값진 의미를 되새겼다.
'산'이라고 표현했지만, 김신욱은 월드컵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왔다. 김신욱은 "헤딩같은 부분은 국내가 아니라 해외에서도 잘 이용하면 유럽 선수들과도 부딪힐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며 월드컵에서 유럽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열심히 생각한 것이 다녀와서 편안하게 경기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내친김에 아시안게임도 욕심나지 않냐는 질문에 빙긋 웃은 김신욱은 "욕심은 당연히 많고 불러주신다면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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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