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감독이 의리축구를 쇄신할 수 있을까.
홍명보 전 감독을 대신해 한국축구를 이끌어갈 차기 수장으로 판 마르바이크(62, 네덜란드) 감독이 유력하다. 외국인 감독과 협상을 위해 지난 5일 출국한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7일 오전 대한축구협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외국감독 협상의 중간경과를 언론에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이 자리서 이 기술위원장은 판 마르바이크 감독이 한국대표팀 감독직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고, 계약합의에 세부조율만 남겨둔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는 처참한 실패를 맛봤다. 홍 감독은 선수선발 과정부터 스스로 세운 원칙을 무너뜨렸다. 박주영, 윤석영 등 경기감각이 현저히 떨어진 해외파를 중용했다가 실패를 맛봤다. ‘소속팀에서 맹활약한 선수를 우선으로 선발한다’는 원칙을 스스로 저버리면서까지 뛰게 한 선수들이었다.

판 마르바이크는 원칙에 어긋나는 선수는 스타라도 칼같이 제외하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그가 지휘봉을 잡는다면 ‘의리축구’라는 오명을 썼던 한국축구가 쇄신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판 마르바이크는 네덜란드 대표팀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루이스 반 할 감독이 이끈 네덜란드는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3위를 차지하며 세계적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판 마르바이크가 네덜란드 축구를 한국축구와 접목시킬 수 있을지 기대를 받는 이유다.
외국감독 선임 작업이 성사단계에 이르며 선장을 잃고 방황하던 국가대표팀도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9월에 치를 A매치부터 내년 1월 아시안컵에 대한 우려도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판 마르바이크가 한국축구에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을지 국민적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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