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유격수 강정호(27, 넥센)가 장타율 7할을 달성할 수 있을까. 프로야구 통산 3차례만 나왔던 진기록이다.
강정호는 괴물 같은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6일 현재 타율 3할4푼1리(317타수 108안타) 31홈런 87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 부문 2위, 타점 부문 1위다. 강정호는 지난 4일 31번째 홈런을 터뜨려 이종범이 지난 1997시즌 세웠던 유격수 최다 홈런 30홈런도 돌파했다.
기록상 특히 두드러지는 부문은 장타율 ‘7할2푼9리’. 출루율(.443)과 장타율(.729)을 합친 OPS(1.172)에서 1위에 올라있는 강정호는 장타율에서 독보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장타율 2위와 3위는 각각 팀 동료 박병호(.660)와 삼성 최형우(.653). 강정호의 파괴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장타율을 계산할 때 단타를 제외한 2루타와 3루타, 홈런 순으로 가중치가 많다. 자연스럽게 단타보다 2루타와 3루타, 홈런이 많아야 장타율도 올라간다. 강정호는 6일 현재 2루타 26개로 이 부문 4위, 홈런 31개로 이 부문 2위다. 총 루타는 231루타로 나성범(226루타)을 제치고 단독 1위.
장타율 7할2푼9리를 기록 중인 강정호가 남은 36경기에서 7할대 장타율을 유지할 수 있을까. 올 시즌 큰 기복이 없는 강정호의 월별 성적을 고려할 때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강정호는 4월 타율 2할8푼9리 4홈런 15타점을 시작으로 7월 타율 4할1푼8리 7홈런 20타점까지 꾸준함 이상을 유지했다. 타율은 늘었고 홈런 생산도 꾸준했다.
7할대 장타율은 프로야구 역대 3차례만 있었던 대기록이다. 지난 1982년 MBC 백인천이 장타율 7할4푼으로 역대 한 시즌 최고 장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당시 72경기 250타수에서 기록한 장타율이라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두 번째 7할대 장타율은 1999년 삼성 이승엽이 기록한 7할3푼3리. 당시 이승엽은 타율 3할2푼3리(486타수 157안타) 54홈런 123타점을 기록하며 장타율 7할대를 돌파했다. 3번째 기록은 2003년 현대 심정수가 달성했다. 심정수는 타율 3할3푼5리(460타수 154안타) 53홈런 142타점을 기록하며 장타율 7할2푼을 찍었다. ‘괴물’ 강정호가 11년 만에 장타율 7할을 돌파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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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율=(1×단타 개수 + 2×2루타 개수 + 3×3루타 개수 + 4×홈런 개수) / 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