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20대보다 뛰어난 30대의 활약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8.07 06: 00

마치 시간이 거꾸로 가는 것 같다. 이동국(35, 전북 현대)이 20대 때보다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며 5년 만의 득점왕 등극을 노리고 있다.
이동국은 지난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수원 삼성과 19라운드 홈경기서 2골을 터트리며 전북 현대의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동국의 활약 속에 전북은 8경기 연속 무패(5승 3무)를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지켰고, 수원전 6경기 연속 무승(2무 4패)의 악연을 끊게 됐다.
나이를 잊은 활약이다. 이동국의 나이 만 35세. 전북 내에서 이동국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김남일(37)밖에 없다. 이동국은 전북은 물론 K리그 클래식 전체에서도 노장에 속하지만, 20대 선수들보다 뛰어난 활약으로 전북의 1위 질주를 이끌고 있다. 나이를 고려하지 않고 기량만 놓고 본다면 언제나 영입 1순위의 톱클래스 선수다.

이동국이 높게 평가를 받는 것은 단순히 문전에서의 기회를 잘 포착하기 때문은 아니다. 20대 이상의 체력을 바탕으로 한 꾸준한 출전과 경기력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출전 횟수다. 이동국은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 모든 경기(19경기)에 출전했다. 이동국 외에는 전북에서 한교원(24)이 유일하다.
K리그 전체 공격수 포지션에서 이동국보다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는 아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득점 랭킹 2위(9골), 도움 랭킹 4위(5개)에 이름을 올린 이동국은 공격 포인트 1위(14개)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20대 선수들이 즐비함에도 이동국의 활약이 돋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동국의 현재는 그의 20대 때와 비교해도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 19세에 K리그에 데뷔한 이동국은 29세까지 10시즌 동안 9골 이상을 넣어본 적이 단 2번밖에 없다. 프로 데뷔 첫 해인 1998년(24경기, 11골)과 광주 상무에 입대한 2003년(27경기, 11골)이다. 현재 19경기 9골을 넣고 있는 이동국이 당시보다 뒤처진다고 생각할 사람은 매우 드물 것이다.
사실 K리그 레전드라고 불리는 이동국의 기록 행진은 30대에 들어서부터 시작됐다. 30세였던 2009년 이동국은 22골을 기록해 사상 첫 득점왕에 올랐다. 이후 꾸준하게 골을 추가하며 현재 K리그 통산 163골을 기록, K리그 통산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동국은 K리그 통산 득점 163골 중 약 61%에 달하는 99골을 30대에 접어들고 6시즌 동안 넣었다.
뛰는 경기마다 K리그 통산 최다 득점과 최다 공격포인트를 경신하고 있는 이동국의 행진은 단 기간에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국은 "아직까지 경기 다음날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힘들거나 그런 적이 없다. 어떤 것이 힘든 것인지 아직 느끼지 못했다"며 앞으로의 활약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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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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