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덕주, 선발 무산 아쉬움 불펜서 푼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8.07 06: 06

6일 잠실 KIA전이 우천 취소된 뒤 만난 함덕주(19, 두산 베어스)는 웃고 있었지만, 미소에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자신의 선발 데뷔전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7일 잠실 넥센전 선발은 유네스키 마야다. 두산은 노경은에게 퓨처스리그행을 통보한 뒤에 함덕주를 임시 선발로 점찍고 등판 준비를 시켰다. 하지만 선발로 예정된 경기가 취소돼 함덕주의 선발 기회는 사라졌다. 송일수 감독은 지난 1일 말소된 노경은에 대해 “지금 선발이 없으니 열흘이 지나면 1군에 올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음 순번부터는 노경은이 합류하고, 함덕주는 7일부터 불펜으로 복귀한다.
고교 시절 특급 유망주로 분류되지는 않아 2013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지명을 받고 두산에 입단했지만, 함덕주는 입단 후 팀 내 동기 투수들 중에 가장 성장세가 빨랐다. 현재는 140km대 중반의 빠른 볼을 지속적으로 던질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첫 선발 가회는 아쉽게 다음으로 미뤄졌다.

경기 취소 후 만났을 때 아쉽다는 말도 없이 함덕주는 “계속 날씨만 확인했다”는 말부터 꺼냈다. 그리고는 “원주에서 친구가 경기를 보러 왔는데 아쉽다”고 말을 일었다. 원주고 출신의 함덕주는 고향에서 온 친구에게 자신의 투구를 보여주지 못한 대신 오랜만에 함께 저녁을 먹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함덕주는 “대전에서 선발 통보를 받았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부터 송일수 감독님과 함께 했는데,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선발 기회를 주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같은 좌완이라 가득염 코치님도 신경을 많이 써 주셨다”고 덧붙였다.
선발 등판을 하지는 못했지만 선발로 나갈 것이라는 말을 들은 것 자체가 함덕주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일반적으로 선발투수는 다른 선수들보다 경기장에 늦게 출근한다. 선발투수의 특권이다. 함덕주 역시 이날 여유 있게 오후 4시에 경기장에 들어왔다.
출근을 늦게 한 대신 자신의 선발 등판은 꼼꼼하게 준비했다. 함덕주는 “어제와 오늘 전력분석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우타자가 많이 포진한 KIA 타선을 맞아 어떤 준비를 했냐고 묻자 “타격감이 좋은 김주찬, 나지완, 안치홍 선배님과의 승부에 집중적으로 대비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당장은 불펜으로 돌아가지만, 함덕주는 머지않아 다시 선발로 돌아올 가능성을 충분히 갖고 있다. 송 감독은 “함덕주는 미래의 선발 자원이다”라며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진야곱 등 군 제대 선수들과 함께 함덕주에게 선발 수업을 시킬 것을 시사했다. 지금의 아쉬움을 불펜에서 좋은 피칭으로 털어내면 향후 있을 선발 경쟁에서도 이른 눈도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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