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나는 마운드’ 다저스, 1위 사수 빨간불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8.07 06: 01

핵심은 건재하다. 그러나 이들에게 마냥 의존할 수만은 없다. 2년 연속 디비전 우승을 노리는 LA 다저스 마운드에 적색경보가 울리고 있다.
다저스 투수들이 시즌 막바지를 맞아 줄줄이 이탈 중이다. 선발진과 불펜진 모두에서 활약할 수 있는 베테랑 좌투수 폴 마홀름이 무릎 수술로 시즌 아웃됐다. 4~5선발 조시 베켓과 댄 해런이 동반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마홀름이 선발진에 지원군이 되려했으나 이미 올 시즌을 접고 말았다.
불펜진에선 크리스 페레스와 파코 로드리게스가 각각 오른쪽 발목 부상과 왼쪽 어깨 부상으로 15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필승조에 속한 투수들은 아니지만, 이들의 공백이 곧 다른 불펜 투수들에게 큰 부담을 안길 수 있다.

가장 보강이 급한 부분은 역시 하위 선발진이다. 시즌 초 상위 선발진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쳤던 베켓과 해런의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전반기 6승 5패 평균자책점 2.26을 기록했던 베켓은 7월부터 지금까지 다섯 번의 선발 등판서 단 한 차례도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엉덩이 부상을 안고 뛰는 베켓은 최근 5경기서 22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6.55를 올리고 있다. 해런도 비슷하다. 6월까지는 8승 4패 평균자책점 3.57로 다섯 번째 선발투수로 더할 나위 없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7월부터 퀄리티스타트가 전무하며 5경기 23⅓이닝 0승 5패 평균자책점 10.03으로 하염없이 무너지고 있다.
선발투수 두 명의 부진은 고스란히 불펜진이 안게 된다. 그런데 롱맨 역할을 할 수 있는 마홀름이 없다. 리드 시에는 브랜든 리그, 지고 있을 때는 제이미 라이트가 나서야 한다. 로드리게스가 빠졌기 때문에 15일 동안 좌타자 스페셜리스트는 J.P. 하웰이 유일히다.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페레스지만, 역시 믿음직스럽지 못한 브라이언 윌슨이 마무리투수 켄리 잰슨 앞에 더 자주 나오게 됐다.
해결책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경쟁력 있는 마이너 투수들을 콜업하는 것, 두 번째는 트레이드를 통한 외부 영입이다.
다저스는 첫 번째 방법을 시행하려 했다. 그런데 콜업 후보 1, 2순위 스티븐 파이프와 레드 패터슨이 마이너리그서 부진하다. 파이프는 다저스 트리플A 앨버커키서 11경기 43⅔이닝 2승 2패 평균자책점 7.01, 패터슨은 20경기 105⅔이닝 4승 8패 평균자책점 5.96에 그치고 있다. 지난 5일 둘 대신 카를로스 프리아스를 콜업했는데 프리아스 역시 앨버커키서 5점대 평균자책점을 올렸다. 프리아스가 해답이 될지 장담할 수 없다.
트레이드의 경우, 최정상급 선발투수 영입은 물 건너갔다. 이미 7월 논 웨이버 트레이드가 마감됐고, 데이비드 프라이스와 존 레스터의 다저스행은 소문만 무성한 채 각각 디트로이트와 오클랜드가 차지했다. 8월 웨이버 트레이드를 노려야하는데 최대어는 필라델피아 콜 해멀스와 A.J. 버넷이다. 하지만 필라델피아 루벤 아마로 단장이 2년 리빌딩을 천명한 만큼, 아마로 단장은 다저스에 이미 트레이드 불가 유망주 작 피더슨·코리 시거·훌리오 유리아스 등을 요구할 확률이 높다.
일단 다저스 네드 콜레티 단장은 선발진 보강에 대한 이야기는 아끼고 있으나, 불펜진 보강은 자신하고 있다. 루머대로 샌디에이고 호아킨 베노아를 데려온다면, 분명 불펜진에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러나 최근 돈 매팅리 감독은 베켓과 해런의 반복되는 부진에 지친 듯 “하위 선발 로테이션이 좋지 않다. 작년과 같은 시기에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6일까지 다저스는 디비전 2위 샌프란시스코에 2.5경기 차로 앞서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6월부터 25승 32패로 5월 이후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하는 중이다. 이에 콜레티 단장은 전력보강 없이도 디비전 우승은 가능하다고 판단했을지도 모른다.
지난해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서 세인트루이스에 패한 후 “역시 돈으로 우승은 살 수 없다”는 비아냥을 들었다. 콜레티 단장 또한 팜으로 강호가 된 세인트루이스의 모습을 참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콜레티 단장이 약속대로 팜을 지키며 팀을 그대로 유지할지, 아니면 월드시리즈 우승을 바라본 유망주 트레이드로 마운드 문제를 해결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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