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은 매의 눈? 한화 합의판정 최대 수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8.07 06: 00

한화가 합의판정 번복의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후반기 비디오 판독을 통한 합의판정제가 도입된 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최대 수혜의 팀으로 떠올랐다.
지난 6일 청주 삼성전은 합의판정으로 거둔 승리였다. 2-2 동점으로 맞선 연장 11회말 1사 1루. 한화 이창열이 투수 쪽 번트를 댔고, 삼성 투수 권혁이 2루로 송구해 베이스 커버 들어온 유격수 김상수가 1루 주자 조인성을 포스 아웃시켰다. 이어 1루 베이스를 커버한 2루수 야마이코 나바로에게 송구했다.
타자 이창열이 1루로 전력질주한 가운데 접전 상황이 연출됐다. 1루심 박종철 심판원의 판정은 아웃. 그런데 이때 한화에서 합의판정을 요청했다. 1루 베이스코치로 있던 강석천 코치가 가까이서 정확하게 지켜본 후 벤치에 합의판정 사인을 보냈고, 김응룡 감독도 재빨리 덕아웃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요청했다.

TV 중계 리플레이를 지켜본 심판진에서는 최초 판정 아웃에서 최종 판정 세이프로 번복했다. 이닝 종료 상황이 2사 1루에서 속개됐고, 곧 이어 들어온 정근우가 끝내기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한화의 4-2 극적인 끝내기 승리로 마무리됐다. 합의판정 직후 나온 끝내기 홈런이라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정근우도 "합의판정 이후 타석이라 마음 편하게 쳤다"고 말했다.
만약 합의판정 제도가 없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이창열은 1루에서 아웃돼 병살타로 이닝이 끝났을 것이고, 승부는 또 어떻게 될지 몰랐을 것이다. 유독 뼈아픈 오심으로 피해를 많이 본 한화였고, 퇴장까지 당했던 김응룡 감독은 줄곧 "우리도 메이저리그처럼 비디오 판독을 도입해야 한다"라고 주장해왔다.
후반기 합의판정 도입과 함께 한화는 9개팀 중 가장 많은 번복을 이끌어냈다. 총 4번 요청해 3번 성공했으니 챌린지 성공률 75%. 한화를 제외하면 합의판정이 두 번 이상 번복된 팀도 없다. 오히려 두산은 6번의 합의판정 요청 모두 실패. 한화는 지난달 24일 대전 NC전에서 4회 나성범의 최초 홈런 판정 타구가 파울로 바뀌었고, 같은 달 30일 목동 넥센전에서도 3회 정근우의 2루 도루가 아웃에서 세이프로 번복된 바 있다.
이처럼 한화의 합의판정 번복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계속된 합의판정 성공으로 '매의 눈'이라는 별명을 새로 얻은 김응룡 감독은 "내가 하는 게 있나. 선수들과 코치들이 해달라고 해서 하는 것일 뿐"이라며 "선수가 가장 정확하게 한다. 난 선수가 확실하게 말하면 믿고 합의판정을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합의판정으로 오심이 많이 줄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김응룡 감독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생각. 김 감독은 "합의판정을 해보니 심판들이 얼마나 오심이 많은지 드러나고 있지 않나"며 "가장 중요한 스트라이크·볼 판정은 여전히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 말대로 합의판정이 총 20차례 있었지만 판정 번복이 9번 있었다. 합의판정이 아니었다면 오심으로 남았을 것이다. 애매한 판정의 절반 가까이가 오심이었다는 의미. 보다 질 높은 판정이 이뤄진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합의판정 요청 자체가 줄어야 한다는 게 김 감독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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