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목표는 전북전 승리입니다".
울산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대대적인 물갈이를 실시했다. 반전을 꾀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방법이었다. 그 중 특이한 경력의 선수가 있다. 바로 하성민(27)이다.
하대성(29)의 동생으로 알려진 하성민은 지난 2008년 전북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탄탄한 전력의 전북에서 하성민은 제대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하성민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부산으로 임대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자리를 잡지 못한 그는 병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주 상무에 입단했다.

2012, 2013년 상주서 그는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39경기에 나서 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북으로 돌아온 뒤에도 기회를 잡지 못했다. 결국 하성민은 지난 1월 무아이다르 SC로 이적했다. 전북은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하성민을 FA(자유계약)로 풀어주면서 카타르행이 전격 성사됐다.
조성환과 함께 뛴 하성민은 카타르의 외국인 선수 정책이 변경되면서 팀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후 기회를 엿보던 하성민은 우연찮게 울산에 입단하게 됐다.
K리그로 다시 돌아온 뒤 펼친 첫번째 경기서는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선수들과 호흡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서 부담이 컸다. 그러나 그를 향해 조민국 감독은 "가장 잘하는 수비를 일단 열심히 하면 된다"라며 부담을 덜어줬다.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서울과 원정경기서 그는 선발 출장했다. 경고를 받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특히 울산은 이날 후반 외국인 선수 카사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하며 부담이 생겼다. 하지만 하성민은 수비에서 보탬이 되며 팀 승리의 숨은 공신이 됐다.
경기 후 그는 밝은 얼굴이었다. 힘들지만 최선을 다해 얻은 승리였다. 하성민은 "K리그로 복귀하며 최선을 다하고자 했다. 특히 서울을 상대로 첫번째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에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K리그 복귀 후 가장 먼저 세운 목표가 바로 서울전 승리였다. 특히 형인 하대성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서울전 승리 기쁨을 맛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울을 상대로 3차례 나섰었는데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형이 떠나니 이기게 된 것 같다. 형이 있을 때 한번 이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어쨌든 승리해서 기쁘다"고 밝혔다.
서울에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첫번째 목표를 달성한 그는 2번째 목표도 말했다. 바로 프로 데뷔를 한 전북을 상대로 승리하는 것이다. 그는 "서울전에 이어 2번째는 전북과 경기서 승리하는 것이다. 현재 전력에서 분명 차이가 있지만 꼭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전북 시절 자신에게 기회를 주려고 했던 최강희 감독에게 자신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 그 이유다. 여러가지 경험을 통해 얻은 능력을 옛 스승에게 선보이고 싶은 것. 하성민은 "가장 중요한 것은 주전으로 뛰는 것이다. 그 꿈을 이루고 나면 다른 목표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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