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사극이 이순신에 맞선다.
영화 '해적:바다로 간 산적'(감독 이석훈, 이하 '해적')이 개봉 첫날 27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 같은날 70만 1133명을 추가로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 왕좌를 수성한 '명량'(김한민 감독)에 맞섰다. '명량'의 누적관객수는 731만 4355명이다.
무서운 기세로 천만 관객 돌파를 향해 달리고 있는 '명량'에게는 이 같은 '해적'의 진입은 천만 돌파 속도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일 신기록 행진을 벌이고 있는 '명량'은 천만까지 약 370만여명의 관객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 이제 관건은 천만이 되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언제 천만이 될 것인가다. 차분히 '하늘이 내려 주는' 천만을 기다리고 있는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측도 6일 개봉한 '해적'이 천만 속도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해적'은 '군도:민란의 시대'와 '명량'에 이은 여름 한국 블록버스터 BIG4중 세 번째 주자로 해양 액션 어드벤처라는 차별화된 장르를 무기로 한다. BIG4중 유일한 12세 관람가다. '명량'과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가족 관객층을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적'은 BIG4중 가장 큰 반전 드라마를 쓸 가능성이 있다.
'해적'은 당초 '최약체'라는 루머와 편견이 오히려 반전으로 작용, "생각보다 웃기다", "예상보다 재미있다", "정신없이 웃었다" 등의 오락물로서의 긍정적인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기대감'이 영화 감상의 가장 큰 방해라고 불리는 만큼, '해적'의 이런 반응은 영화로서 어느정도 고무적적이다.
만화적 상상력으로 가득한 이 영화는 '명량'에 전면 맞대결 승부를 걸기 보다는 '명량'과 윈-윈 구도를 타며 '2위다운 2위'를 보여주면 좋다. 연일 자체 스코어 신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명량'의 위세를 단 번에 뒤집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1등과는 차별되는 영리한 2등 전략이 오히려 흥행세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
여기에는 BIG 4중 첫 번째 작품이었던 '군도:민란의 시대'(이하 군도)의 기세가 한 풀 꺾여 현재 '명량'에 이어 관람을 선택할 가장 큰 한국영화가 '해적'이라는 점이 한 몫한다.
더불어 '해적'은 극장을 보유한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배급작품. 롯데시네마 관수를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기에 오히려 '군도'나 NEW에서 배급하는 BIG4의 마지막 작품 '해무'보다는 보다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캐리비안의 해적'이 남의 장르라고만 생각했던 한국 관객들에게 한국형 해양 어드벤처 오락물로서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한다. '해적'은 가장 막강한 적을 만났지만, 웃음이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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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