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9.5%로, 업계 최고 성장률을 기록하며 메르세데스-벤츠를 밀어내고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라섰던 폭스바겐코리아가 올해 2위 자리를 다시 내어주게 생겼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는 지난 한 달 동안 총 3349대를 판매하며 6월에 폭스바겐코리아(이하, 폭스바겐)에 내준 수입차 전체 판매량 2위 자리를 되찾아왔다. 3157대를 판 폭스바겐은 자연스레 3위로 내려갔다.
사실 두 업체는 올 들어 계속해서 엎치락뒤치락 2위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벤츠는 1월에 2773대를 팔아 2위를, 폭스바겐은 2700대로 그 뒤를 이었다. 2월과 3월, 그리고 4월에도 승자는 벤츠였다. 폭스바겐은 2월과 3월 3위는커녕 그룹 내 형제브랜드인 아우디에도 밀려 4위를 기록했다.

폭스바겐 측은 1분기 부진에 대해 “물량확보에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예정됐던 선박이 취소돼 인기모델인 ‘골프’와 ‘파사트’의 물량이 모자랐다. 이후 2분기에 물량이 확보되자 폭스바겐은 곧바로 다시 치고 올라오기 시작, 4월에는 3위로 올라서더니 5월과 6월에는 다시 2위를 차지했다.
기세를 회복하는 듯 보였으나 폭스바겐은 7월에 ‘티구안 2.0 블루모션’이 베스트셀링 모델 1위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192대 차로 또 다시 벤츠에게 2위를 내주며 3위로 내려앉았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S-클래스’와 ‘E-클래스’에서 ‘C클래스’까지 굵직한 볼륨카의 신차가 출시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리고는 “점유율 등수보다 전체 판매량이 중요하다”며 7월 판매량뿐만 아니라 상반기 누적판매량이 1만 5368대로 지난 해 동기간(1만 865대)보다 증가했음을 강조했다. 특히 벤츠와 달리 지난 5월 말 출시한 ‘골프 GTI·GTD’ 외에는 별다른 신차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의 판매량을 뛰어넘는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
신차효과에 대해서는 벤츠도 동의했다. 벤츠 관계자는 잇따른 볼륨카의 신모델 출시와 이로 인한 세그먼트 다양화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혔다는 점이 판매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2위 자리보다는 올 초 브랜드 목표로 내세웠던 3만 대 판매 달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벤츠도 마찬가지였다. 벤츠와 폭스바겐은 올 1월, 2014년을 시작하면서 올 한해 동안 연간 판매량 3만 대를 넘어서겠다고 밝혔다.

두 업체 모두 이대로라면 3만 대 달성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폭스바겐은 ‘골프 1.6 TDI’와 ‘2.0 TDI’, 벤츠는 ‘S클래스’와 ‘E클래스’가 글로벌적 인기에 하반기 물량 확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골프’는 지금 구매하면 인도까지 2달 정도 기다려야 하고, ‘S클래스’는 차량이 인도되는 만큼 대기자도 꾸준히 늘고 있으며 ‘E클래스’는 선적이 불규칙하게 들어오고 있다고.
한편, 수입차 시장 2위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7월까지는 벤츠가 1만 6642대 판매해, 1만 5368대를 판매한 폭스바겐을 1274대 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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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골프 GTI(위)'와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C-클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