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확실히 우리 팀이 정상은 아니다"라고 했다.
넥센은 지난 7일 기준 3위 NC 다이노스에 3경기 차 앞선 단독 2위를 질주하고 있다. 6월 이후 29승15패를 휩쓸었고 투타 양쪽에서 개인 랭킹도 대부분의 상위권을 독식 중이다. 올 시즌 가을 야구를 사실상 손에 넣은 넥센은 팀 분위기도 상승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염 감독의 말도 일리가 있다. 넥센 마운드는 확실히 상위권 팀 마운드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선발진은 앤디 밴 헤켄이 홀로 짊어지고 오다시피 했다. 최근 헨리 소사가 활약 중이지만 두 투수가 팀 선발승 35승 중 21승을 책임졌다. 토종 선발진은 자리에 고정된 선수도 전무한 상황.

그런 마운드의 약점을 덮어주는 것이 바로 막강 타선이다. 넥센은 7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선발 문성현이 3⅓이닝 4실점으로 일찍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9회 2사 유한준의 스리런으로 극적인 5-5 동점을 만들고 12회 김민성의 역전 홈런으로 6-5 승리를 거뒀다. 선발 문성현은 9회 패전 위기에서 벗어나고서야 웃었다.
넥센의 선발진 붕괴는 시즌 초부터 시작됐다. 밴 헤켄을 제외하면 평균자책점 5.00 아래의 선발 자원이 없다. 그때마다 매번 패배 공식처럼 이어져 왔다면 팀 분위기와 성적 모두 지금 같기는 힘들었다. 타선이 열심히 마운드의 상처를 덮어주면서 투수들도 고마워하고 타자들은 뿌듯해하는 '힐링 타임'이 이어지고 있다. 7일은 불펜도 8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티며 타자들의 초반 부진을 상쇄했다.
넥센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분위기다. 염 감독의 말처럼 '정상적'이지 않은 상위권의 길을 걸으면서도 서로 격려하고 단점을 가려주는 팀 플레이가 있다. 그 역할에 충실한 타선의 힘이 막강하기에 넥센은 올 시즌도 웃으며 갈 길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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