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 3개 막은 로하스, 류현진이 쏜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8.08 14: 00

투수는 등 뒤의 야수들을 믿고 던져야 한다. 9회까지 모두 던진다고 했을 때 아웃카운트 27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류현진(27,LA 다저스)이 팀 동료의 환상적인 수비를 등에 업고 호투를 펼쳤다.
류현진은 8일(이하 한국시간)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LA 에인절스전에 선발로 등판, 7이닝을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작년 완봉승을 포함하면 2경기에서 16이닝 무실점을 기록, '천사잡는 괴물'로 거듭났다.
류현진은 그 동안 인터리그 경기에 약했다. 7경기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5.53이었다. 특히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인터리그 원정경기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상대하는 타선에 지명타자가 있고 없고는 투수 입장에서 큰 차이가 난다.

그렇지만 이 날은 지명타자 덕을 봤다. 다저스는 주전 유격수 핸리 라미레스를 지명타자로 내보내고 미겔 로하스를 유격수로 출전시켰다. 지명타자 제도가 없었다면 로하스의 출전은 쉽지 않았을 전망인데, 이 로하스가 잇따라 호수비를 펼치면서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로하스는 3-유간으로 빠져나가는 타구를 용서하지 않았다. 3회 선두타자 크리스 이아네타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주더니 2사 1루에서는 에릭 아이바의 타구도 멋진 호수비로 처리했다.
특히 6회 나온 호수비는 류현진의 실점을 막아준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첫 타자 콜린 카우길의 타구는 3-유간 깊숙하게 굴러갔는데, 로하스는 이를 잡아 바운드로 송구를 했다. 1루심의 판정은 세이프. 그러나 심판진에서 자체 챌린지를 실시했고 카우길의 발보다 공이 간발의 차로 빨랐다는 걸 밝혀내고는 아웃으로 판정을 번복했다.
이후 류현진은 아이바에게 볼넷을 내줬고 2사 후에는 알버트 푸홀스에게 좌익수 앞 2루타를 내줘 2,3루 위기에 처했다. 만약 카우길을 내보냈다면 실점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류현진은 95마일(약 153km) 패스트볼을 던졌다가 조시 해밀턴에게 중견수 방면 큼지막한 타구를 내줬지만 중견수 야시엘 푸이그의 호수비로 이닝을 마쳤다.
로하스는 타석에서 1안타, 수비에서 안타 3개를 막아내며 맹활약을 펼쳤다. 또한 8개의 아웃카운트를 처리하면서 류현진이 던진 이닝 가운데 거의 3이닝을 홀로 책임진 것과 다름 없었다.
평소 류현진은 팀 동료들과 함께 식사하기를 즐긴다. 특히 남미 선수들과 잘 어울리면서 한인식당을 즐겨 찾는다. 어쩌면 경기 후 류현진이 베네수엘라 출신 로하스에게 한국식당에서 제대로 한 턱 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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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너하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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