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전체가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이 자신의 23번째 생일을 맞아 홈런을 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호타준족인 트라웃은 생일에 홈런을 하나씩 때리는 것으로도 유명한 선수. 하지만 류현진의 선물은 없었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4탈삼진 1볼넷 무실점 호투했다. 기대를 모았던 트라웃과의 승부에서도 3타수 무안타로 완승했다.
1회말 첫 타석부터 류현진은 트라웃을 제압했다. 유격수 뜬공으로 트라웃을 잡고 아웃카운트를 추가한 류현진은 4회말에 94마일(151.3km)에 이르는 빠른 공을 이용해 트라웃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6회말 마지막 만남 역시 3루 땅볼로 류현진의 승리였다.

최근 2년간 자신의 생일에는 항상 홈런을 때렸던 트라웃은 류현진을 공략하지는 못했다. 2012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경기에서 솔로홈런을 기록했던 트라웃은 지난해 생일에는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맞대결에서 투런홈런을 작렬시킨 바 있다.
트라웃만 못한 것은 아니다. 류현진의 피칭이 워낙 좋았을 뿐이다. 류현진은 5회말 1사에 데이빗 프리즈의 2루타가 나오기 전까지 노히터를 이어가고 있었다. 7이닝이나 책임지면서도 단 3명만 출루시켰을 만큼 류현진을 상대로 점수를 뽑기는 힘들었다.
류현진은 트라웃은 물론 에인절스의 막강한 중심타선 전체를 꽁꽁 묶었다. 2번에 배치된 트라웃 뒤에 나온 알버트 푸홀스-조쉬 해밀턴까지 도합 6타수 1안타로 봉쇄했다. 지난해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첫 완봉승 제물이 도기도 했던 에인절스는 바뀐 패턴의 류현진에 적응하지 못하고 또 당했다.
이날 다저스와 에인절스의 ‘프리웨이 시리즈’ 경기는 모두가 주목했던 트라웃의 생일에 펼쳐지는 경기로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진짜 주인공은 타석이 아닌 마운드에 있었다. 트라웃의 23번째 생일파티를 망친 류현진이 이 경기의 주인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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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너하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