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27)이 13승째를 수확했다. 지난해 기록한 14승을 넘어서는 건 시간 문제. 이제는 2000년 박찬호의 한국인 한 시즌 최다 18승을 넘어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류현진은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2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다저스의 7-0 영봉승을 이끌었다. 다저스는 에인절스와 4연전을 3승1패로 마치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자리를 공고히 지켰다.
이날 승리로 류현진은 시즌 13승(5패)째를 거두며 평균자책점을 3.39에서 3.21로 낮췄다. 지난해에는 8월3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13승을 거뒀는데 그보다 24일을 앞당겨 13승을 달성했다. 지금 페이스라면 15승은 떼어 놓은 당상이고, 2000년 다저스에서 박찬호의 18승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0년 박찬호는 당시 34경기에서 18승10패 평균자책점 3.27로 활약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2006년 뉴욕 양키스 대만인 투수 왕젠밍이 19승을 거두기 전까지 아시아 투수 한 시즌 최다승 기록. 그해 박찬호가 13승을 거둔 날이 8월25일 몬트리올 엑스포스전으로 시즌 27번째 등판만의 13승이었다.
올해 류현진은 시즌 22번째 등판에서 13승을 올렸다. 날짜로는 2000년 박찬호보다 17일이 빠르다. 지금 페이스라면 올 시즌 류현진은 산술적으로 약 18승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오게 된다. 남은 시즌 동안 10차례 정도 선발등판 기회가 예상되는데 여기서 5승만 추가해도 박찬호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관건은 시즌 막판에도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가 2000년에 18승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시즌 막판 무서운 스퍼트가 결정적이었다. 시즌 마지막 9경기에서 7승2패 평균자책점 1.60으로 최고 투구를 했다. 9월에만 6경기에서 4승을 쓸어 담았는데 마지막 3경기에서 25이닝 무실점으로 모두 이겼다.
류현진은 지난해에도 9월 4경기에서 1승3패에 그치며 15승에 아깝게 실패했다. 퀄리티 스타트를 하고도 패전투수가 된 2경기가 아쉬웠지만 더 많은 승수를 위해서는 압도적인 투구가 필요하다. 13승 달성 시점은 2000년 박찬호보다 빠르지만, 시즌 막판까지 페이스를 이어갈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 발 더 나아가 아시아 투수 최다승에도 도전해 볼 만하다. 대만인 투수 왕젠밍은 2006~2007년 2년 연속 양키스에서 19승을 올리며 아시아 투수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2000년 다저스 박찬호와 2008년 보스턴 레드삭스 일본인 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기록한 18승. 류현진의 승수는 과연 어디에 위치하게 될까.
waw@osen.co.kr

애너하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